열흘간의 불가사의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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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츠빌'...

하워드가 자신의 주소라며 건넨 쪽지를 보고  엘러리 퀸은 잠깐 놀라게되는데요. 라이츠빌과 관련된 사건마다 만족스럽지 않은 사건 결과를 가지고 있는지라 엘러리는  주저하지만 자신을 도와달라는 하워드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으로  그 곳에 가기로, 그리고 하워드를 지켜주기로 합니다.


때때로 일어나는 기억상실증으로 자신이 며칠에서 몇주까지도 깨어보면 낯선 곳에서 낯선 모습으로 있다는 하워드는 자신이 앞으로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슨 일이라도 저지르게 되는 건 아닌지 두려워, 퀸에게 도움을 청한 것입니다.  퀸 탐정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손이나 몸에 피나 상처가 있는 경우도 있어 자신이 자신을 믿지 못하는 극히 불안한 상태를 보이는 하워드인데요.  라이츠빌에 있는 하워드 저택을 방문하게 된 엘러리는 굉장히 곤란한 지경에 빠지게 됩니다.


그가 호감을 품은 이들이 협박을 당하게 되면서 엘러리는 옳은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들을 돕게 됩니다.  협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잘 알고 있는지라 충고해주지만 거부하기에   어쩔수 없이 그들을 도와주게 되지만  하나를 숨기자 두개 세개를 숨겨야 하는 일이 생기고  엘러리는 점점 자신까지 늪으로 빠져드는 참혹한 느낌을 받게됩니다.  하지만  사건에 치여 냉정해질수밖에 없을듯한데도 그가 보이는 행동은 그가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보여주기에 그를 더 인간적으로 바라보게 하는데요.


그러다 그는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걸 깨닫게됩니다. 그리고 범인보다 먼저 도착해 사건을 막기위해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나중에서야 그것이 사건의 마지막 부분이 아니라는 것을,   막을 내린줄 알았던 사건이 사실은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꾸며진 모든 것이라는 이야기는 평소 다른 이들이 말하는, 엘러리퀸이 가진 명성에  맞지않는만큼 실망을 주게 됩니다.  물론 그 누구나 그렇듯  명탐정 셜록 홈즈조차도   손에 꼽히는 실수가 있긴했었지만,  이번 편에서 엘러리만큼의 큰 실패는 아니였으니 말입니다. 이번 이야기로 우리가 명탐정에게 바라는 게 너무 가혹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요.


"저는 그동안 일종의 여가활동처럼 누군가가 위기에 처했거나 누군가가 하던 일이 위태로워졌을 때, 누군가의 행복을 돕기 위해 사람들의 일에 관여하고 조사를 하곤 했습니다. 이제는 당신이 그런 걸 계속 할 수 없게 만들었어요. 저는 끝났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는 어떠한 사건도 맡지 못할 겁니다."

"그럼 나의 죗값은 뭐요. 퀸 씨?"-404

탐정으로써 자신이 해오던 일에 깊은 회의를 느끼게 되는 엘러리는 이번 이야기에서 그의 뛰어난 머리가 아니라  따뜻한 감성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줍니다. 트릭에 패턴이 새겨져있다는 걸 깨닫고 그 트릭과 동기가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이라는 걸 깨닫자 더할수 없이 잔혹해지는 엘러리, 10이라는 완벽한 수를 채워가는 트릭과  그 수를 만들기위한 단서들, 그리고 잔혹함과 따뜻함, 완벽과 비정상이라는 극과 극을 다루는 이야기가  이제  그가 다음 사건을 어떻게 맡을수 있을지 궁금하게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전 라이츠빌에서의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어갔는지까지 말입니다.


신들도 피해가지 못했던   사랑과 질투, 그리고 복수가 얼마나 큰지도 보여주지만 복수를 이루고 난 인간의 모습은 얼마나 쓸쓸한지까지 보여줍니다.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인간 마음의 깊이는 너무도 깊어 아무도 볼수도, 알수도 없다는 이야기가 추리의 고전이 된 이유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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