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팔코네 - 메리메 단편선
프로스페르 메리메 지음, 정장진 옮김, 최수연 그림 / 두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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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를 숨겨주면 대신 뭘 줄래요?"-18

귀여운 10살 꼬마가 이렇게 묻습니다. 숨겨주지 않겠다하니, 총과 칼로  위협을 하는 무시무시한 남자에게 말입니다. 경찰에게 쫓기고 있는 남자나 그를 쫓아왔음에도 이 집이 마테오의 집이라니  몸을 사리는  경찰들 모습에서  꼬마 아버지 마테오 팔코네가 의리와 신념에 목숨거는  어마어마한 상남자임을 알게 되는데요.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구나 싶게,  나이는 어리지만 용기있고 재치있는 그의 꼬마 아들 포르투나토 역시  대담한 거래를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터무니없을만큼의 용기가 멋지다는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유혹에 흔들리는 그를 보여주며 아직 어리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자신의 아들이 의리를 저버렸다는 걸 알게되자마자 마음을 굳히는 아버지 마테오의 이야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설마'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게 합니다. 자신의 신념을 평생 지켜왔고 가까운 이들에게 반 강요를 했을것이 틀림없겠지만 아직 나이 어린 아들까지 '인간이라면  당연히 알아서  지켜야만 한다' 라는 그의 가혹한 처벌은 끝난 뒤에도  많은 한숨과 이야기를 내놓게 됩니다.  뒤에 나오는 '타망고' 에서는  자신을 절대적 존재라고 생각한  타망고가 어떻게 무너지는 지를 보여주며  인간의 어리석음과 잔인함을 보여주고,  '일르의 비너스' 에서는 남들이 다 불길하다 생각한 비너스를 발굴하고 사랑에 빠진  페레오라르씨의 비참한 최후를 보게 됩니다. 비너스에게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자신만은 피해갈거라 생각한건지, 혹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생각한건지 자신만만하던 그였지만  그 역시 자신에게 찾아온 비극만은 참아낼 수 없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이렇게 세 편의 이야기는 짧지만 강하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오페라로만 알고 있던 '카르멘'의 원작자이라는 프로스페르 메리메는 인간의 비극에 관심이 많았던 거 아닐까 하는데요.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을 사랑한 하사관 돈 호세, 사랑은 자유롭다며 늘 어디론가 날아갈듯한 여인 카르멘의 비극적 운명이 그랬듯,  강해보이는 사람과 저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신,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운명앞에 인간의 자만심은  늘 인간을  무릎꿇게 하는 것일까란 생각을 주게 됩니다.


 시대에 따라 다르게 글이 읽히듯, 메리메는 변절자들이 많았던 시대에 '마테오 팔코네'의 이야기에서는  '인간의 의리'란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지켜야 한다는 걸, '타망고'에서는 노예무역의 잔인함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라는데요.  지금의 우리가 읽기엔, 마테오의 지나친 도덕주의나 관념이 나중에 그를  얼마나 외롭게 만들었을까 싶고, 타망고 패거리들이 자신들에게 약간의 자비나마 베풀었던 이들에게  조금만 관대했더라면 그들의 운명 또한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주게 됩니다.  


1800년대를  살았던 메리메의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가 여전히 가지고 있는 부모와 자식은 하나로 볼 수 있는건지, '최고의 가치 신념' 을 지키기 위한 일이기에 지나친  행동 또한  받아들일 수 있는건지, 다른 사람에게 잔인하지만 자신의 사랑에게만은 지고지순한 인간이 낫다 할수 있는지, 혹은 상대가 싫다면 진작 포기하는 이가  아름답다 말할 수 있는 건지에 관한 여러 생각을 다시 하게 하는데요.  아이들과 서로의 입장에서 보게 되는 이야기들이라 그런지, 기본적 공감을 하고 있다는 건 알게되지만  대립적인 부분도 당연히 생기게 됩니다. 그런 것들이 메리메의 이야기가 아직도 전해지는 이유 아닐까 하게 되는데요.  인간의 빤히 보이는 이기적인 면과 어리석기에 바라보지 못한 소중한 것들, 나는 인간의 제일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어야하는 건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하는 시간이 되지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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