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당 - 괴담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 미쓰다 신조 작가 시리즈 3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삐그덕"... 깜깜한 밤에 다 쓰러져가는 집으로  들어가려는 어여쁜 처자가 나오는 영화를 보면 절로 눈이 감기며 속으로 중얼거리게 됩니다. 공포영화니까 그렇겠지만 다들 낮에는 뭐하고 밤에 들어가는 거냐구요...


미쓰다 신조의 이야기 역시 그런데요.그의 이야기는 읽으면서 '뭔가', '그것' 이라 이름붙일수밖에 없는 것들이 그 때 그때 다르지만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그게 어떤 대목에서는 보일듯이 느껴져 무서울 때도 있다는 걸   알면서  다시 잡게되는 건, 빈집에 들어가는 누군가에게 생길 일을 무서워하면서 손가락 틈새로 굳이 보는  그 마음과 같은 걸테니  말입니다. '반드시 '사관장'을 읽고 '백사당'을 읽어주십시요.' 라는 문구를 다 읽고나서야 알게됐으니  억울하기는 하지만 늘 그렇듯 그의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한편의 공포영화를 본듯한 느낌을 주니 후회하지는 않게 됩니다.


실제야 이야기야 싶게 미쓰다 신조라는 이름을 가진 편집자겸 작가에게  나이를 알수 없는 '다쓰미'라는 남자가 나타나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게 됩니다. 괴이한 이야기에 꽂혀있는 미쓰다 신조는 그 이야기에 점점 빠져드는 자신을 느끼게되는데요. 그 남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면 봐달라는 부탁을 미쓰다에게 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하고픈 이야기였기에 그 역시 좋아하지만 '다쓰미'의 원고가 도착하면서 미쓰다 주변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를 아는 사람 곁에 가려고 하우."-268

미스터리와 호러 이야기를 같이 가지고 가는 미쓰다는 이번에도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며 이 이야기가 설마 작가의 경험이 살짝이래도 포함된 이야기는 아니겠지 하는 의구심을 주고 있는데요.   미쓰다가 친구인 고스케와 나누는 이야기중에  오히려 사실인 이야기가  허구보다 믿기지 않는 부분이 훨씬 많더라 하는 대목까지 나오며 아무래도 호러나 괴담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그런 것들이 자주 보이거나 느껴지겠지 하면서도,  설마 하게 됩니다.


다쓰미가  고향에서 겪은,  백 가지 의식으로 이루어진 햐쿠미 가(家) '장송백의례' 도중 사라진 아버지,  자신도 습격당했던 백사당, 그리고 '마모우돈'이라 불리며 세상을 헤매는 꺼림직한 존재들이라며 내놓은 이야기를 읽은 후,  자신과  원고를 읽은 직원에게  일어난 일을  놓고 미쓰다는 친구들에게 의견을 구하게 되는데요.  사라질 수 없는 상황에서 사라진 사람들, 그리고 그 후로도  그럴수 없는 상황에서  사라진 어린아이들 사건이 있었다는 게 드러나며 미쓰다는 자신도 모르게 점점 그것에 빠져들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인간으로서 살아갈 거면 적어도 생각을 멈춰서는 안 돼."-259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 싶은 여러 이상한 증상이 일어나며, 미쓰다는 그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을 둘러싸고 조여오고 있다는 것까지 말입니다. 이런   미쓰다에게 냉철한 신이치로는 자신의 분석을 내놓으며 괴이 현상이 아니라 다른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추리를 내놓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설이 깨지면서 그것의 존재감이 더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신이치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가 왜 어떤 상황에서도 휩쓸리지 않는 '그럴것이다'라는 이성적인 추측이 필요한지를 알게되는데요.


이렇게 사건에 대한 추리와 공포로 이어져가던 이야기는 공포였구나 하는 마지막이 사실은 그가 이미 보여준  단서와 이야기들로 꽉찬 추리였다는 생각외 반전을  주게됩니다. "작자미상"이란 이야기에서도 그랬듯 작품 속의 작품인건지, 작품속에 끼어놓은 사실인건지 끝까지 종잡을 수 없게 하는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 마지막  '백사당'.  안개속을 걷듯 뿌연 뭔가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듯도 한  이야기로는 최고아닌가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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