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름이 없는 자
르네 망조르 지음, 이세진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이 희생 제물들이 이제는 이름이 없는 자의 혼령을 달랠 수 있기를."

하루 걸러 한번씩 일어난 끔찍한  사건들이  희생당한 이와 가해자로 지목된 이가 절대적 사랑으로 이루어진 관계라는 것이 공통점이라는 게 드러나며 이 사건에 뛰어든 매케나 반장과 미국에서 날아 온 FBI 요원 달리아를 경악에 빠뜨리게 됩니다. 가해자들이 결코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주변의 말을 들어볼 필요도 없이, 수십년간의 경찰 세월로 어느 정도 사람을 볼 줄 안다 자신하는 매케나 반장 눈에도 그들은 결코 그렇게 보이는 이들이 아니기때문인데요.  피해자들이 보낸 택배를 받은 후부터 기억이 없다는 가해자들은 자신들이 저질렀다는 행동에 변명없이  눈물만 지을 뿐이기에 답답함을 더하게 됩니다.


피해자들이 믿는 여러 종교대로  정중한 장례식 형태로 이루어진것이라는,  끔찍한 사건뒤에 꽁꽁 숨은 범인에게 강력한 최면술  '최면후암시'(최면을 걸고 무의식에 어떤 지시를 내린 다음에 일종의 '키'를 심어 그 후 최면에서 깨우는 것) 의 방법이 있을거라는 추측을 하게는 하지만,  무의식이래도  어디엔가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보호 본능이 있었을텐데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하는 우리의 확신에 대한 의심과 진짜 그런 방법이 통한다면... 이란 생각에  공포를 더하게 됩니다.


  '사건의 범인을 찾아라'라는 가학적 행동을 하는 범인의 의도가 뭔지, 그리고  그가 분명 가해자에게 가까이에 다가왔던 누군가일테니 잘 찾아보라는  추리물이지 않을까 했던 생각은 범인과 매케니, 달리아가  상처를 제각각으로 극복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서 좀 더 복잡해지게 됩니다. 더군다나  범인이 가진 능력이  누구나에게나 짧은 시간에도  발휘된다는 게  달리아와의 만남으로  알려지면서,   그와 경찰이 마주하는 순간도 안심할수 없게 만드는데요. 아내의 죽음 후로  미련없는 삶을 아이들때문에 힘들게, 그리고 수사로   지탱해가는 매케니 경감과 어렸을때의 상처로  매순간을 자신이 주도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했던 달리아까지   언제 이용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맞다는 것이 확실해지며   '설마'하는 생각을 놓을 수 없게 됩니다.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게 무슨 문제냐는 거죠."-490

각본가,텔레비전 프로듀서,영화감독으로 더 알려져있다는 르네 망조르는 이 이야기 마지막까지 생각지 못한 반전을 주고 있는데요.  연관이 없어 보였던 피해자들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잔인한 죽임을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나  누구나 자신이 믿고 싶은대로 믿고 행동하는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범인과 매케나, 달리아의 이야기는 사건과 범인, 확신에 대한 의심에  사랑과 죽음,그리고 슬픔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에 대한 여운까지 주게 됩니다.


'흉측한 것'에 '신성한 것', 그리고 '슬픔에서 살아남으려는 자'들의 뒤섞인 이야기가 끝까지 예상을 벗어남으로써  왜 이 이야기가   2014 코냑 페스티벌 '최고의 추리소설상'을 받았는지 알게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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