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 무도회 사건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8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유미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서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내가 몇 번을 얘기했나? 이 작은 회색 뇌세포 속에 모든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단서가 있단 말일세."-189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중 78권 "빅토리 무도회 사건" 은   '작은 회색 뇌세포'를 외치는 포와로 탐정의 16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고 품어줄것같은  할머니 탐정 미스 마플과는 다르게  포와르 탐정은  예의도 너무  차리고 혼자만의 세상도 확고해 보이는지라 친해지기 힘들겠다 싶었는데   사건을 풀어가는 그를 만나면 만날수록  속깊은 남자라는 걸 알게 됩니다. 너무도 달라보이는 미스 마플과 포와르 탐정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유명 탐정이 될 수 있었던 건,  그럴거 같지 않은 외모의 소유자들이면서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사건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는 차가운 시크함이라는 공통점이 있기때문일텐데요.


미식가에 깐깐한 줄로만 알았던 포와르는 약간의 허세스러운   자신만만함과  실수를 인정하겠다면서도 구구절절한 변명을 덧붙이는 귀여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6번째 '말벌 둥지'에서는  한번 좋아한 사람이면  어떻게든 지켜주고 싶어하는 마음까지 볼수가 있는데요.   평소와 달리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그를 볼 수 있어서인지 이미 만난 다른 이야기들에서보다   젊었을때의 사건아닐까 하게 됩니다. 단편이란 게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 이야기가 짧지만 사건과 범인, 그리고 그 안에 동기가 무엇이였는지,어떻게 추리해낼 수 있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추리에 대한 재능이나 자신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을  홈즈에게 왓슨이 있다면, 포와르에게는 헤이스팅스 대위가 보여 주고 있는데요.  역시나 사건 개요 설명과 '이런 사건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포와르에게 전해주고 결국 "쯔쯔쯔...'라는 혀 차는 소리를 듣는 인물이지만,  그가 보여주는 포와르는  무시무시한 일이 아니여도  의뢰자가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이면 '즉각 출동'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포와르는 다른 많은 탐정들과 달리  사건이 벌어지기 전, 같이 기차를 타거나 배에 있다가   사건이 벌어지고 나면 나중에서야 '그 사람'을 눈여겨볼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건을 많이 갖고 있는데요.  추리를 듣고나서야  '진짜 그게 이상했구나!' 하는 걸 알게 되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의 행동이 그의 눈 밖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걸 알게되기도 합니다. 


'가면 무도회'에서 벌어진 사건을 풀어내는 빅토리 무도회 사건, 속임수로 사건을 알아낸 '해상에서 일어난 사건' 등도 재미있었지만 역시 말벌 둥지를 처리하며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고 싶어했던 범죄를 미리 막아낸 '말벌 둥지'가 제일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요.


"내가 온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나, 아니면 아직도 내가  오지 않았어야 했다고 생각하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와 주신 것을 하느님께 감사합니다."-341  

라는 옆구리 찌르는 말을 하는  포와르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앉아서 사건을 풀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의 자신감이  처음 생각과 다르게 깊은 매력으로 다가온다는 걸 느끼게 될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