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랙처드.삶의 균열
대니 앳킨스 지음, 박미경 옮김 / 살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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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맞는데, 내가 아는 인생은 아니었다"-129

내가 기억하는 조금의 슬픔이라도 내 인생에서 지우고 싶을때, 보고 싶은 사람들은 내 옆에 계속 있을 수 있게 그리고 보기 싫은 사람들은 멀리 이민이라도 보내는 가짜 인생을 잠깐이지만  상상하게 될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다 "행복했으니라"할 수 있을거 같아서 말입니다. 하지만 5년전 사고로 인생의 큰 기쁨을 잃어버린 레이첼에게 가벼운 뇌진탕과 함께 시작된 새로운 인생은 적응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녀를 제일 아프게 한, 자신을 대신해 죽은 어릴적 친구 지미는 여전히 살아있고 암으로 고생하던 아버지는 건강하고,   헤어진줄 알았던 매트와는  약혼까지 한 상태인데 말입니다.


5년전 사고이후로 어렸을 적 친구들과의 소통에도 두려움을 갖던 레이첼은  다시 일어난 사고로 눈을 뜬 후 자신이 알던 기억과 이 세상의 기억이 다르다는 걸 알게됩니다. 자신이 다른 이들의 말대로 기억 상실인건지, 혹은 다른 세상에 떨어진건지 헷갈리는 그녀와 동행해주는 지미는 누구보다 든든하게 그녀의 옆자리를 지키지만 속내는 알수 없어 그렇지 않아도  자신이 바라는 게 뭔지 알수없는 레이첼을 당황하게 만들게 됩니다. 자신이 살고 있었다는 화려한 삶도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자신이 살았다고 생각한 평범하다못해 숨어살다시피한 삶에서도  그녀 자리는 빠져있기에 그녀는 점점 자신을 잃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예전 지미와의 우정과 사랑사이, 그리고 매튜와 진짜 사랑인지 혹은 남들의 동경때문인지 모를 사랑을 하던 그녀에게 이번 인생은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확실히 알,  다시 오지 않을 두번째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건 확실해 보이게 됩니다. 그녀가 이번에 자신이 원하는 걸 찾아갈수 있을까 싶어 두근두근 달달해지다가도   가끔씩 그녀에게 들리는 사이렌 소리, 그리고 밤이면 그녀가 걱정되어 찾아오는  애프터 셰이브 향, 그녀를 멀리하는 고양이는 지금 세상 어딘가가 균열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에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는 이야기가 되어줍니다.


시간과 장소를 거슬러 올라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던지, 그 날을 반복함으로써 실수한 부분을 바꿔나간다는 이야기가 우리의 사랑을 받는 건 그만큼 우리가  다시 갈 수 있다면, 다르게 선택하고 싶은  순간이  있기 때문일겁니다. '노트북'이란 영화를 보면서 사랑은  당연한 줄 알았지만,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한 일상뿐 아니라 젊은 날의 실수 역시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빛나는 시간이자 아름다운 날이 되는 거구나 라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건 그 시간에 신경써서 만들어내지 않는 '진짜 마음'이 담겨 있었기때문일겁니다.  내일이 되고보면 지금이 후회하게 될 순간이 될 수 있으니  마음으로 움직여 행복을 찾으라는  "프랙처드 ㆍ삶의 균열"이 사랑과 우정, 가족과 나를 가볍고도 무겁게, 그리고  아름답지만 슬프게  돌아보는 시간을 주게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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