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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매인 ㅣ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4월
평점 :
87분서 이야기가 사랑받는
건 귀가 떨어질것 같이 추운 날 도는 순찰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범죄 현장에서 드러난 용의자 지문중 하나가 자신의 아들 것임에도
고민끝에 다른 동료들에게 말할수 있는 용기를 가진 경찰이 있기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경찰이라고 다른 사람이 아니다..라는
걸 보여주는 수많은 형사 시리즈들은 사건의 중요 단서를 모른체하거나 빼먹은 척하는 형사들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 87분서 형사들은
고민은 하지만 늘 자신이 가야한다고 믿는 길로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니 말입니다. 경찰에 대한 우리의 환상을 지켜주는 이런 이유때문이
아니라면, 꼭 있어야 된다고 생각되는 87분서 사람들 중 누구라도 경찰이라는 직종이 가진 위험성때문이든 사람의 운명때문이든 언제든
사라질수 있고, 그 빈 자리를 또 다른 누군가가 바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에드 맥베인의 단호함이 주는 긴장감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너무 추워 귀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두려워지는 날, 순찰을 돌던 딕 제네로는 약물과용으로 보이는 소년 에르난데스의 죽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출동한 카렐라와 클링은 약물과용으로만 보기엔 이상한 현장에 '왜'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는데요. 마약 밀매인이였다는 소년의 죽음을 조사하던
중에 사건과 관련된 곳에 있던 이들의 죽음이 계속되게 됩니다.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이야기를 읽는다면 경찰 소설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알게될것이다' 라 했다는 말처럼, 그의 이야기는 담담하지만
가볍지않게 경찰 일이 얼마나 위험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를 같이 겪는 일처럼 고민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힘은 모든 진실을
알아차린 에르난데스의 누나 마리아가 간신히 보도를 향해 얼굴을 내밀었다던지, 카렐라의 아내인 테디의 얼굴에 한 줄기 눈물 자국이 있다는 말에
'당연히' 연결되는 그 다음 생각으로 우리를 끌고가기도 하는데요. 짧은 대목으로 우리에게 절망과 희망을 주지만 또 꼭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런 주변 인물들뿐 아니라 범인의 생각마저도 읽히게 함으로써 그가 계획하는 연속적인 범죄가 더 이상 필요없는, 쓸데없는 일이라는 걸
우리에게 알려주며 '한번 나쁜 짓이 한번으로만 끝나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라는 걸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그래도 범죄라는 최악의
선택을 택할 수 있겠는지에 관한 무시무시한 경고를 주는 듯해 선과 악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느낀적이 있다면, 지금 읽어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게 더 나은 일인지를 알게하지 않나 합니다.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무슨 말입니까?"
"영웅을 죽였잖아요."
"천만에,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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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밀매인"의 제일 중요한 이야기는 '저자의 말'에 나오는 이 대목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읽게 될 87분서 시리즈는 더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고, 그들 모두에게 애정이 가게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