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수다가 기다려진다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
최혁곤 지음 / 시공사 / 2015년 7월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이라하니,갑자기 궁금해집니다.  남자들은 모이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말입니다. 생각해보니  여자들 못지않게  남자들도 자신들만의 모임이 많은데, 그 긴 시간내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싶어집니다. 

새 것에 깔끔한 거 좋아하는데다 명품까지 갖춰입었다면 세련된 모양새가 아닐까 하는 건  착각이였음을  금세 알려주는, 저렴한 말솜씨의   갈사장과 그에게 치를 떤다면서도 그다지 싫어하는 걸로는 도저히 보이지않는   박 희윤의  주거니 받거니, 재미있는 만담같기도 한 그들의 밤은 사라진 전 연인 '채연수'의 실종사건부터 시작됩니다. 물론 둘 중에서 조금 더 여자들이 믿을것으로 보이는 박희윤의 여자친구였던 유명 탤런트 채연수인데요. "나 좀 구해줘"라며 끊긴 전화에 추적이 시작되지만,  단순 실종이 아닌듯하기에 마음이 급해지게됩니다.   바리캉이라는 전국에 있는 여자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연쇄살인사건의 목격자를 집에서 보호하고 있는  당시 기자였던 박희윤에게  범인이 연락을 해오는게,  이번 사건만을 일으킨 전 여친의 스토커이기에 납치를 했고 남자친구라 오해했기에  그에게 연락을 한 모방범죄인건지  혹은 사건의 증인을 보호하고 있기때문에 벌어진 연쇄살인의 연장선상에 놓인 사건인지가  드러나지 않기때문입니다.

이렇게 사건은 전 연인부터 카페를 방문한 이들의 사건, 잃어버린 개에게서 시작된 사건등 온갖 사건을 돌고 돌아  박 희윤에게 상처를 준 범인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처음엔 사라진 범인의 이야기가  다음 사건에 등장하지 않아  각각의 이야기로 끌고가는 건가 싶었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다시 등장하며   단순하지만 복잡하게  사건을 바라보게 합니다. 무거운 사건이지만 가볍게 사건을 해결하는 그들이,  각 사건마다 맞는 듯 아닌 듯 우리나라의 아픈 구석을 슬쩍 슬쩍 찔러주는 부분이 있어 생각하는대로 말하는 갈호태 사장과 속 보이기 싫어하는 박희윤이 여전히 친구로 남아있는 이유를 알것 같게 되는데요..

 "맨 인 블랙"에서 "덤 앤 더머"로 전락했다는 말을 하는 그들이 풀어가는,   경찰 상사의 실력과 상관없이 승진하는 게 관운이 좋다라고 말하는게 맞는건지,  아버지의 부정 시험을 도모한 아들의 효심을 통해 보게되는 직장안에서  내보내려는 자와 남으려는 자와의 안보이는 혈투, 한국에서  살아가기 힘든 외국인들의 뒷 모습, 내부 고발자의 보호와 자신이 더 중요한 사람들이라는 등의 사건속에 숨은 듯 다 보이는  더 많은 사건을 보여주고 있어  그들이 드디어 만들게 된, 하마 영감과의 옥탑방 "미수반(미제사건수사반)"이 맡을  그 다음 사건은 어떤 사건이 될지, 그들 수다는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나갈지  기다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