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뤽 아우프 : 독일로 간 광부
문영숙 지음 / 서울셀렉션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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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나 휴가때 가족들, 특히 아이들이 있을때면 아버님이 "예전에는..."이란 말씀을 자주 하신다. 전쟁전과 전쟁후 얼마나 힘들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왜 다른 나라로 가야했는지, 그리고 이 땅에 남은 사람들 역시 얼마나 힘들었는지 말이다.  나만해도 말로라지만  가까운 어른들께 자주 들었던 시절 이야기라  상상이 꽤 구체적으로 되지만  아이들이야 어디 그런가, '빵이 없으면 라면 먹으면 되지'라는 세대답게  말씀이 길어진다 싶으면  도망가고 싶어 다른 어른들께 눈빛 sos를 치곤 한다.


"글뤽 아우프(살아서 지상에서 만나자.)"

라는 비장한 소리를 해야하는 위험천만한 탄광일이나 간호사로 어려운 일을 겪는 이들의 이야기가 우리의 눈길을 끌게 된다. 가난했기에 독일로 광부나 간호사로 떠나야했던 젊은이들이 머나 먼 타국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말이다. 말도 안 통하고, 고된 일이지만 누구를 위해 그 일을 해야했는지, 광부에 비해 간호사는 어느 정도 쉽지 않았을까 싶었던 일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것을,  그것이  약소국의 입장에서  반강제적으로 가야하는 이들에게는 더더욱이나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보게 된다.  자신의 꿈을 잃지않기 위해 절망과 희망속에서 희망을 택한 청년 상우, 상우에게 꿈이 뭔지 알려준  샘골아재, 꿈이 없었기에 더 견딜수 없었다는  황수형, 어느 때고 희망을 찾아내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준 미경 등 그 당시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지금의 자신에게만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답답함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어려움과 희망'이란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던 할아버지 말씀이 뭔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을까 싶다.


이 이야기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기에 더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가 된다.  탄광에서 일을 하다 대학에 들어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됐다는 권이종 교수님의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했다는데, 일기를 써가듯   생과 사의 두려움과 집에 대한 그리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담담하지만  솔직하게  보여주기에 다녀온 사람의 직접적인 이야기를  듣는 듯하지 않을까 싶다. 독일에 가서 한국에 남은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독일에 보낸 가족을 걱정하는 한국에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 당시 우리 나라 상황도 알려주지만  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뭔지를 알려주지 않을까 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게 뭔지 이제 깨달았어. 지금 내 인생이 맘에 안 든다고 포기하거나 피하는 게 아니라, 그걸 내가 바꿀수 있다고 믿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거야.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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