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에게 고한다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0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그 곳에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52

유괴사건을  담당하게 된 마키시마는 아이의 엄마에게 돈 건넬 장소를  바꿔 말하는 범인 뒤를 거리를 두고 쫓게 됩니다. 사람 통행이 많은 곳으로 자꾸만 장소를 바꾸는 범인, 귀신같이 그는 아이 엄마에게 바뀐 장소가 적힌  쪽지를 건네게 되는데요. 쫓기는 자가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사건이기에   마키시마를 비롯한   수사팀은 주변에 있는 이들을 티안나게 훑어내려가지만  의심스러운 그 혹은 그들을, 대충만으로는  도저히 알아낼수가 없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마키시마는 자신을 보고 있는 눈길을 느끼게 됩니다.


현장에 있는 수사 책임자가 누군가의 눈길을 느끼다. 그렇다면...이란 희망은  금세 절망이 되고 맙니다.  사건은 혼란에 빠지게 되고 실패가 된 겁니다. 그 미묘한 순간을 생사를 오가는 딸과 연결시켜 죄책감을 갖는 마키시마는 해서는 안 될 말을 자신도 모르게 기자회견에서 하게되고 한직으로 물러나게 됩니다. 그러다 6년이 흘러 유괴사건이 다시 연쇄적으로 발생하자  뒷선에서 사건 해결에 힘쓰던  마키사마가 사건을 맡게 됩니다.


마키시마를 통해 유괴사건이 경찰에게 주는 압박감을 좀 더 사실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부모로써, 할아버지로써 가족을 만들고 있는 사람인지라  경찰들 역시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사건에 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그리고 실패가 주는 아픔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에 더 두려워지게 된다는 걸 말입니다.  정의로운 자신과 실패가 주는  불안에 떠는 자신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유괴범을 끌어내려는 계획을 짜야하는 경찰관들의 어려움, 공을 빼앗기지 않기위해, 그리고 정보를 가졌다는 잠깐의 힘이 주는 솔깃함에 흔들리는 경찰, 그리고 아주 작지만 사건에 결정적일수 있는 실수가 경찰이나 범인 모두에게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이번 사건은 어떻게 진행될지, 마키시마에게 또 어떤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하는 걱정으로  우리를  끌고가게 됩니다.


"그야말로 어떤 '수'를 써도 좋다는 뜻이야."-567

방송에 대고 범인과의 전쟁, 혹은 범인과의 게임을 시작한 마키시마는 이번에도 증거가 없다는 어려움에 처하게되지만 이번만큼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 하게됩니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은 범인뿐 아니고 방송을 보고 그를 판단하는 사람들, 그리고 계획대로 되지않는 사건처리에 몸을 사리는 윗선으로  이번 사건 역시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그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이렇게 '범인에게 고한다'는  사건의 해결보다는 범인을 잡아내기 위한 경찰들의 심리적 육체적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일 그 때 그 사람을 조사했더라면..하는 작은 후회가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건지, 심증이 가던 자신들의 조사로 인생이 달라진건지 끝까지 알 수없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 역시, 경찰들의 수사가 왜 은밀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하는 지를 보여줍니다. 


 범인에게 경찰들이 하고 싶었던 말은 "얼마만큼 조심하든 이제 넌 잡힐것이다."라는 말보다는 "자신의 추악함을 아직 눈치채지 못한 녀석들이 발버둥을 치는 것뿐입니다. 그들도 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난 인간의 자식입니다."라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축생도에 떨어졌음을 깨닫고 정신을 놓아버렸다는 한 사람의 모습을 보며 마키시마와 동료 형사 쓰다가 나누던 이야기속에서처럼 비록 잡히지 않았더라도, 혹은 자신의 잘못인지 모른 척하다가도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어떤 짓을 했으며 그 결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밀려올때 그 무게를 감당할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걸 말입니다.


시주쿠이 슈스케는  "검창측 죄인"에서도 느꼈지만 10년전 이야기라는 "범인에게 고한다."에서도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게 그려가는 작가가 아닐까 합니다.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무엇이든 해도 좋다는 게 있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한 그의 이야기이기에  다음은 누구의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우리를 찾아올지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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