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측 죄인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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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그에게 살려달라고 날아든 비둘기, 그리고 매의 이야기가 기억나게된다. 비둘기를 먹겠다는 매에게 부처님은 그만큼의 내 허벅지살을 줄터이니 살려달라고 할수밖에 없었고  결국 매가  저울을 내밀었는데, 그 저울은 처음 생각처럼  허벅지살이 아니라 부처님 전부가 올라가야 균형이 맞다고 하더라 하는 얘기말이다. 나 역시 비둘기 크기만큼을 생각했다가 하나의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건 또 다른 하나의 목숨이라는 말에 그럴지도 라는 생각과 함께, 우리가 생각한 크기와 무게의 다름을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공소시효"는 늘 우리에게 안타까움을 준다. 우리가 기억하는 많은 사건들이 공소시효에 걸려 미제사건으로 범인없이, 피해자만 남은채로 종결되어야했기때문이다. 때로는 울분에, 때로는 끔찍하고 억울한 마음에  잊어버리려  하다 진짜로 잊은 채로 살게되기도 하는데, 그러다 만일 진범을 만나게 된다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범인이다 라는 생각과 함께 "그러나 그 사건에 대한 시효가 이미 끝났다."라는 것까지 알게된다면 말이다.


"방심은 하지말것. 자네들이 의지하는 그 검이 만능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아. 극악한 괴물을 상대하면 어찌해야 좋을지 모를 때도 있을 거야. 그렇지만 두려워만 해서는 아무 결과도 나오지 않지. 검을 든 자는 용자여야 해. 싸워야 하지..."  -7

이렇게 법조계 연수생들에게  법과 그 법이라는 힘을 휘둘려야 하는 자의 마음가짐을 차갑게 이야기하는 모가미 검사 교관은 이 곳에서 오키노와의 인연을 맺게 된다. 올곧은 정의감과 두려움없는 적극성을 지닌 오키노를 눈 여겨 본 모가미는 5년 후 형사부에서 베테랑 검사와 일반 검사로 만나 일을 하게 되고, 자신의  과거속 사건을 그에게 맡기게 된다.


그가 대학교때  과외해주던 유키라는 소녀가 살해된 것이다. 그 소녀 사건에 범인으로 의심받던 용의자가 노부부 살인사건 용의자로도 올라있는 것을 확인한 모가미는 그가 이번 사건 진범이기를 바라게 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그가 범인이라면, 비록 유키 사건이 공소시효로 손쓸수없는 지경이 되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에게 합당한 벌을 줄수 있을것이란 생각을 하게된 것이다. 사건을 은밀히 몰아간  모가미는 예상밖으로 너무 쉽게 유키사건에 대한 자백은 받게되지만   이번 사건에서만큼은 무죄라는 주장을 듣게된다.


"어떤 사건이든 범인이 특정 인물이기를 바라며 수사에 임한 적은 없었다. 이 녀석은 결백할지도 모른다, 이 녀석은 범인이 틀림없다.... 뭔가에 근거한 판단 말고, 이를테면 희망이 포함된 사심을 검찰 수사에 개입시킨 적은 없었다."-116

 

"그들의 원통함을 씻어주고 싶었다. 운명의 장난으로 자신이 맡은 일이다. 그 누구도 못하는 일이다. 남에게 부탁받은 것은 아니지만 역시 완수해야 하는 일이라고 믿었다. "-273

그가 생각한 정의는 어떻게 실현될까 라는 생각으로 갑자기 두려워지게되는 건, 말 그대로의 옳다 여겨지는 정의와 그것과 반대로 분리되는 내 감정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된 일들이 분명 나에게도   있었기때문일것이다.   법을 집행해야할 사람이라면 어때야하는지를 알기에, 그렇다고 어린 소녀의 죽음을 태연히 고백하는 남자가 시간이 지났다고해서 죄가 없다고 할 수 없기에 우리도 같이 고민에 빠지게된다.


"하지만 모르는 사이에 마쓰쿠라의 목이 또 조금 조여졌다."-360

죄가 있다지만, 자신도 모르게 다른 이도 아니고, 검착측에 의해 조금씩 만들어져간다는 증거가 우리를 숨가쁘게 하는 건 '명백한 증거','법에서의 정의'란 말을 나와는 다르게 공정하겠지라고 막연하게만, 그리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기때문일것이다.


"수라도(교만()심과 시기심()이 많은 사람이 죽은 뒤에 가서 싸움만 하는, 아수라()가 사는 세계)에서 돌아와! 네가 가려는 길에 인간은 없어!"-547

수사에 사심이 들어가기 시작하는 모가미,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끼게된 오키노. 한 사건에 반대 의견에 서게 된 그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정의를 주장하기 시작한다. 모가미도 이해할수 있고, 오키노 역시 이해가 되기에 끝나는 순간까지 나 스스로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게 된다. 공소 시효뒤라면  범죄자이지만 그에게 그 죄에 대한 것을  물을 수 없는 것일까?, 구제 불능이라지만 그에게 다른 죄를 뒤집어씌워도 되는 것일까, 죄와 처벌. 지금의 기준은 과연 옳다고 볼 수 있을까.



죄와 벌, 그 사이에 감정을 가지고 흔들리는 인간들의 존재가 나약하게만 보이기에 모가미,오키노 모두에게 위로를 건네주고 싶다. 죄를 지었지만 웃는 마쓰쿠라, 자네에게 미안했다는 사과를 건네게 된 모가미, 목메어 우는 오키노. 그들 사이에 진짜 울어야 되는 사람은 누구인지. 정의로운 인간이 누굴지 마음이 무겁게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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