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 - 960번의 이별, 마지막 순간을 통해 깨달은 오늘의 삶
김여환 지음, 박지운 그림 / 쌤앤파커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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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데는 순서가 있지만 가는데는 순서가 없다"라는 말을 우스개소리처럼 할때가 있습니다. 당연하고 어찌보면 묵직한 진실임에도 그리 가벼워질 수 있는 건, 너와 나에게 지금은  해당되지 않는 일이라 생각하기때문일겁니다. 그렇게 멀리만 느껴지던 죽음이 가깝게 지내던 누군가의 일이 되면  함부로 말하기 어렵고,  당연하다 생각해왔던 죽음에   준비가 너무 없었다는 걸 알게되기도 합니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이 책을 내신 김여환님처럼 호스피스 의사라는 분의 이야기를 잠깐 들은 적이 있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두었다는 걸 알고 만나게된 가족이나 환자 본인들이 자신에게 묻는 첫번째 질문은 얼마만큼  남았냐는 거랍니다. 답을 듣고 처음과 달라진 이들이 너무 많기에,  대략 남은 시간을 말해줘야 할지  혹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편안한 상태로 가시게 하는 게 나은건지  알수없어 자신도 곤란하다는 겁니다.  종교에 몸을 담고 있는 분이라 괜찮지 않을까 싶어 말씀드렸더니 마지막 순간에 더 괴로워하는 분도 있었고, 생에 집착이 많은 걸로 생각되었던 어떤 분은 미리 준비하라 했더니 남은  생을 후회없이 정리하는데 쓰는 분도 있어, 그 환자가 어떤 경우가 될지 알 수 없으니 자신도 매번 괴롭다는 겁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어느쪽이 될까  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미리 알고 괴로워할지 아니면  남은 짧은 생을 후회없이 하루하루 보내는 쪽을 선택할지 말입니다. 지금은 후회없는 하루를 선택하겠다 하지만 사람 마음을 어찌 알겠습니까? 어쩌면 갑자기 짧게 느껴지는 생의 남은 날을   누군가나 뭔가를 원망하느라  다 보낼지도 모릅니다. 준비되지 않은 죽음이 다가온다면 원망이 더 많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일은 못 볼지도 몰라요.'는  960번의 이별을 하고  마직막 순간을 통해 깨달은  오늘의 삶이 어때야 하는지를, 호스피스 의사인 김여환님이  자신이 본 환자들의 경우을 통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나이가 어리지만 의젓했던 아이와 슬프지만 마지막 순간을 후회없이 보내려고 했던 부모, 많은 나이였음에도 아직 불안한 자식이 맘에 걸려 눈을 감지 못하겠노라던 어머니, 찾아오지도 않다가 얼마 안되는 재산문제로 의사를 찾아온 가족들, 죽음을 많이 접했지만 본인도 피할수는 없었던  어머니의 죽음등,  죽음을 맞이하게 된 이들과 가족들의  다양한 모습속에서 자신은 어떤 모습을 갖기 원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할 일을 다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때 죽음이 더 두려운거 아닐까 해봅니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충분히 사랑한다 하지 못했고, 하고싶거나 가고 싶었는데 다음으로 미뤘던 일들을 놓고 가는게 아쉬워서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중 몇 개는 언제든 할수 있는 일들인데 말입니다.


"사느냐 죽느냐보다 앞서는 것은 제대로 살아내느냐 아니냐는 것이었다."-228

난 지금 어떻게 살고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됩니다.  어쩌면 제일 쉬워서 안 했던 일이 제일 중요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내 눈앞에 충분히  삶의 희망도 있고  빛나는 순간이 있으니  놓치지 말라는 충고가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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