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의 7일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자네  그거 아나? 사람은 누구나 다 죽어."

라는 말을 낯선 이가 나에게 한다면 .... "뭐지?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멀리 멀리 도망가지 않았을까 싶다.  더군다나 나에게 남은 게 슬픔과 복수를 향한 마음뿐이라면 더더욱이나 말이다.   심각한 곳이나 슬픈 곳에서  분위기에 안맞는 엉뚱한 소리를 해대는  이가 내가 꿈꾸는 엄청난 복수 계획을 알면서도 은근슬쩍   함께 하려 든다면  난 그와 마지못한 동행을 했을까, 아니면 끝까지 뿌리쳤을까 라는 괜한 고민을 해보게된다. 하지만  치바같은 이라면,  중요할때마다 위기를 넘기게 해주는 능력때문이 아니라  이젠 말라버렸다 생각한 눈물을 다시 흘리게 하기도 하고 다시는 웃을 일없다 생각했던 이들에게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엉뚱한 진지함을 가진 매력적인 이라   온 마음으로 잡고 싶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런 정체를 알수없는 치바라는 남자가 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슬픔에 빠진 야마노베 부부에게 나타나게 된다.   바라는 건 딱 한가지,  딸을 죽인 범인 혼조에게 어떻게 하면 복수할 수 있을까 뿐이였던  부부는 자신들이 살아온 시간에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일들이 더 많았음을  알아가게 된다. 마치 그가 오면서 그치지 않는 비처럼 조금씩 조금씩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신이라면 검은 갓에 하얀 얼굴로 묵직한 이야기만 전하는 이겠지만 사신 치바는 다르다. 보통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겨 전혀 드러나지 않는 모습이지만 그의 맨손을 잡으면 사람들 정신을 잃게하는   초능력이 있기도 하고,   그가 곁에 있는 동안에는 죽음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며 또 그와 같이 있다면 늘 추적추적 비가 내리니 분위기도 낼 수 있기때문이다.  이런 그라면   조사하고 있는 대상, 야마노베가 자신의 복수를 완전무결하게 이룰 수 있게 도와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  염라국과 마찬가지인, 정보부에서 자신이 조사해야 할 대상을 알려주면 일주일동안 대상자의 곁에서 살아가며 주도면밀하게 관찰해가는 치바는 야마노베가 쫓고 있는 인물이 자신과 예전에 만났던 이였다는 걸 기억하게 된다.


이렇게 싸이코패스와 저승사자와의 대결아닌 대결이 벌어지게 된다. 원래대로라면 악당인 혼조를 사신인 치바가 분노에 떨며 저승으로 데려가고 야마노베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되어야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걸 굳은 모토로 삼고 있는 치바인지라  굳이  악당의 처참한 최후를 바란다거나  악당을 쫓는 억울한 이의 한을 풀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전혀 없다는 걸 알게되면서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아슬아슬함을 주게 된다.  


거기에  살인사건을 접하는 미디어와 우리들의 호기심만 가득한  태도,억울한 죽음과 그걸 풀어주기에는 너무 허술하게 보이는 법, 자신이 아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살인을 저지르려는 무서운 이와 콧방귀로  그 모든 함정을 벗어나는 능력을 가진 자라는  재미와 진지함 사이를 넘나드는 이야기가 가정에서의 부모와 자식의 다른 시각, 그리고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죽음과 복수에 대한 생각까지  가벼운 듯  무겁게 해보게 하는 시간이 아니였나 싶다.  인생이란 역시나  허무함이 있지만 또 새로운 시작도 있다는 것까지 보여주며 말이다.


결국 내가 바라던  해피엔딩은 아니였지만  진짜 바라던 거 하나는 생각지도 못하게 이루게 된것이 아닐까 싶다. 20년을 더 허락받은 혼조가  꼭 오래사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줬으니 말이다. 다음에는 어떤 이 옆에 있게될지, 사신 치바의 다음 활약도 기다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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