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물 이야기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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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의 이야기를  어찌보면 옛날 동화의 권선징악같기도 하고 또 어찌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란  한 치 앞만 보게 되는 거구나 라는 걸 콕 짚어내는 것같은   미미여사의 "맏물이야기"는, 제목부터 눈길을 끌게 됩니다. 도무지 입에 붙지않는 "맏물"이란 게 뭘까 싶은데, 맏물이란 한 해 맨 처음에 나는 과일이나 푸성귀,해산물을 이르는 말로  이것으로  음식을 해먹으면 수명이 늘어난다고 길하게 여겨진다고 합니다.  음식을 해먹는다는 이야기답게  이야기속에 음식이 줄기차게 나오게 되는데요. 음식과 사건이라하면 대부분이   누군가의 의도에 의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난 사람들 이야기를 떠올리겠지만   그보다는 제철 음식을 이렇게  즐긴다거나  또 어느새 나타나  맛난 음식을 장사한다싶더니 은근슬쩍 사건의 방향까지  알려주는 수상한 음식점 주인이 더 궁금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에도 시대 주인공으로 매력적인 이들이 미미여사에게는 많이 있는데요. 기이한 이야기를 수집하며 자신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오하쓰나 설렁 설렁인듯 하지만 마음만은 무거운 남자 헤이시로, 그리고 뛰어난 외모뿐 아니라 더 뛰어난 머리로 사건을 풀어가는  유미노스케중 누구일까 싶었는데, 이번에는 신중히 사건을 풀어가다가도 가끔 실없는 농을 툭 던지는 모시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게 되고,  수상한 유뷰초밥 가게 주인, 그리고 앞 날을 보는 소년 니치도가 등장하게 됩니다.


9개의 이야기는 역시나  진실과 거짓 사이를 교묘하게 오고가는 사람들이 결국은 진실앞에 모든 걸 드러내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잔혹 동화처럼 분명 사건이 있음에도 주변 이야기가  재미있어 죽 읽어가다보면 어느 새 사건의 풀이와 만나게 되고,  왜 그 사람이 그랬을까 라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게도 되기에 공감과 재미를 느끼는데는 역시나 미미여사다 해보게 됩니다.   대부분이 자신 마음대로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자신만 생각해   벌어진 일들이  많기에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수사를 하는 이들의   겉과 다르게 강하면서 따뜻한 마음은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슬쩍 알려주기도 합니다.


다소 심심해보였던 모시치였지만 사건을 풀어갈수록 속이 깊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또 다른 매력적인 에도 시대 주인공의 등장이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말고도  '심야에도 노점 식당 문을 여는' 희한한 남자에서  '비밀이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하게 되는   초밥 가게 주인, 그리고 일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본다는 게  꼭 엉터리라 할 수만은 없는 영감 소년 니치도의 끝나지 않은 뒷 이야기가   이들의 다음 등장도 기대하게 합니다.


눈과 입를 즐겁게 한다는 음식만큼이나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만든 에도 시대 이야기, 다음은 에도시대 누가 등장할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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