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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심연 - 뇌과학자, 자신의 머릿속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이코패스란 용어 자체가 굉장히 흔하게 쓰이는 요즘이다. 우리나라 뉴스일까 싶을 정도로 자주 등장하게 된 끔찍한 사건은 용의자나
범인이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는 자 인듯 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첨부로 끝을 맺는데, 어느 전문가의 100명중 4명이 그럴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나서는 내 눈 앞의 누군가가 설마 그 퍼센트안에 들어가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을 해보거나 인터넷에 떠도는 사이코패스 테스트에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 해보게도 한다. 다행히 그 안에 들어가지 않아 '역시' 라는 한숨을 내쉬긴 했지만 사고를 일으키기 전에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였다는 사이코패스를, 보면 알아낼 수 있는 특징이 있지 않을까 늘 궁금하긴 했었다.
40년 넘게 신경과학자로 일해왔으며 10년에 걸쳐 사이코패스 살인자들의 뇌 스캔 사진을 토대로 사이코패스에 관한 논문 정리를 해가던 저자
'제임스 팰런'은 우연히 알츠하이머 연관 유전자 검사를 위한 가족들의 뇌 스캔과정에서 가족들 사진안에 사이코패스(책에서는 정신병질자와의 차이가
있으므로 사이코패시라 했지만서도) 의 뇌사진이 섞여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실수로 섞였다는 생각에 누구 사진인지 추적해가던 그는 그 사진이
본인의 사진이라는 걸 알고 놀라게 된다. 아이 셋을 잘 키우고 있으며 어렸을 적에 만난 아내와 잘 살아가고, 일에서는 남들이 도와달라고 할
정도로 능력과 에너지가 넘치는 자신에게서, 그리고 사이코패스에 관해 연구를 하고 있는 중이였음에도 한번도 "혹시"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따라다니던 가족들과 친구들의 불평이 이제껏 사이코패스 특징과 일치했다는 걸 깨닫게 되고 그렇다면 뇌사진으로는
분명 사이코패스인 자신과 남들에게 사이코패스라 불리는 자들과의 차이점이 무엇일까를 알아보게 된다. 뇌 위치에 따른 각각의 활동들이
어떻게 작용을 해서, 우리가 나쁘다고만 생각하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나타나게 되는지를 이제까지의 연구로 증명된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라며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보여줬었는데, 이 증명된 자료와 다른 결과를 보이게 된 게 정작 자신이였으니 과학자로서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반은 더
흥미로운 일이기도 또 반은 바꿀 수 없는 유전이라는 걸 알기에 실망스럽지 않았을까 하게 된다.
사람에게 뇌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단지 뇌의 활동에 따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심지어는 알면서도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는 분석은
이것을 인체의 신비라 해야할지, 혹은 유전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의 비극이라 불러야할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태어난
대로 살아간다.'는 자신의 이론을 뒤집게 만든 자신에 대해 설명하는 제임스 팰런은, 자료로 보고 '그럴것이다' 라고 근거는 가질수 있으나
확정지을 수 없는 것 또한 인간에게 주어진 환경들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왜 남자 사이코패스가 많은지, 그들의 특징이 왜 이럴 수 밖에 없는지, 못 사는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지 등등의
사실보다 왜 대중매체가 그들을 영웅으로 만드는지, 제임스 박사가 왜 그 수많은 나쁜 유전적 요인에도,심지어는 자신에 대한 분석이 여전히
자기중심적임에도 이제껏 남들과 잘 살아가고 있었는지에 대한 이유나 누구나 다 약간은 사이코패스적이고 약간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 사회에 사이코패스가 필요하다는 그의 주장이 놀랍게 된다.
박사의 인구 2%가 사이코패스라는 통계치가 있음에도 요즘 들어 사이코패스라는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건, 사회안에 같이 살아가기를
선택했지만 너무 자신을 눌렀기에 가끔은 나만 생각하고 싶다는 인간의 기본적인 이기심으로 사이코패스를 불러올 뇌 활동이 더 강렬해지기
때문아닐까 해보게 된다. 그래도 박사의 설명처럼 자신만 알고, 공감이 떨어지면서도 자신 스스로 만족하고 남들에게 인정받는 삶 역시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뇌로만 설명되지 않는 게 우리 인간이라는 과학적 증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유전자로는, 그래서 과학적으로는 한참 모자란 당신이나
나일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어난대로 살아가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결과를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조금은 더 뻔뻔하게 나에게
괜찮다 해도 되지 않을까, 물론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 사이의 적당한 선에서,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