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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4년 12월
평점 :
어렸을 적 모습이 어땠을까 궁금해지는 이야기꾼들이 있습니다. 초능력만 가진게 아니라 다부진 의지까지 가진 이쁜 '마틸다' 를 재미있게
만들어 낸 이라면, '찰리와 초콜릿 공장'처럼 초콜릿에 대한 달콤한 상상을 해낸 이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써낸 이라면 뜨거운
난로 옆에 온 가족이 도란 도란 모여앉아 그 날 있었던 일뿐 아니라 자신들 머릿속에 떠오르는 온갖 상상 이야기를 다 해대며 까르륵 웃기만 하는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백만장자의 눈' 중에 '행운-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에 살짝 나와있는 로얄드 달의 학창 시절이라면
다시는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겠다 해보게 됩니다. 그런 생활이 있었기에 따뜻하고 재미있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냉정하다 싶은 이야기도
섞어가며 그려가게 된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백만장자의 눈'에서는 그의 단편 5개와 자신이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에 관한 '행운'과 비행사로 전쟁에 참여했던 당시의 이야기를
그린 '식은 죽 먹기' 2편의 자전적 이야기, 이렇게 7개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히치하이커' 에서의 놀라운 손가락 장인
이야기는 심술궂은 경찰이 어떤 표정이 되었을까 상상하며 웃게 만들고, '백만장자의 눈'에서는 초능력이라 불릴만한 능력을 갖게 된
욕심꾸러기이자 이기주의자 헨리씨의 반전 인생이 상상외이기에 역시 그다운 이야기 전개 아닐까 해보게 됩니다. 다른 이야기들 역시 어른이 되고나서
잃어버린 마음이 뭘까를 생각해 보게 한다거나 장난꾸러기로만 생각되는 아이들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하기에 우연한
기회에 작가가 된 뒤로 떠오르는 생각을 무조건 메모한다는 그의 이야기 세상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30년도 더 지났는데도 나는 여전히 열심이다."(275)
글쓰기의 즐거움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라는 그의 학창 시절, 전쟁에서의 일들, 작가가 된 계기며 유명작가가 되어 겪은 일들을
('밀덴홀의 보물'은 실화를 쓴 이야기라고 합니다만) 또 하나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하게 할만큼 그의 이야기는 현실을
바라보게 하면서도 꿈꾸게 만드는 환상, 따뜻함과 차가움, 유머와 독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할아버지의 동화처럼, 친구의 이야기처럼 사람에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그이기에 아직까지도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이야기꾼하면 그가 떠오르는 거 아닐까 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