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 천재 시계사와 다섯 개의 사건
다니 미즈에 지음, 김해용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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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댕.

시계사라는 오래만에 들어본 직업이 등장해서인지, 어렸을 적  집에 있었던 커다란 시계를 생각해보게 된다.   주위가 조용해져야  째깍 소리를 내던  시계가 어느 순간 댕댕 소리를 내면 깜짝 놀라던 기억은 이내 온 가족이 놀란 아이를 보며 웃던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그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좋았던 기억은 살아가는 동안 우리를 든든히 받쳐주는구나 싶을 때가 있다. 스쳐가듯 본 모습이 그 전 기억과  닮아 웃고있는 나를 느낄때면 더더욱 말이다.


 하지만, "추억의 시時 수리합니다." 란 간판을 보게된다면 다들 가지고 있는 후회되는 기억을 꺼내게 되지않을까 싶다. 후회없이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그러기에 자신이 했던 선택을 바꿀수만 있다면  다들 한가지 이상의 추억을  바꿔달라고들 할 것이다.  사랑의 상처로 도망치듯 어렸을 적 행복했던 기억을  준  '헤어살롱 유이'에 정착한 아카리가  맞은 편 상가, 이다 시계방에 적혀있는 그 문구를 보자마자  그럴 수 있을까를  떠올려 본 것들처럼 말이다. 숨어 살고 싶은 그녀에게 한산해진 상가는 오히려 상가 사람들과 자꾸 부딪치는 일을 만들게 되고 시계방 주인 슈지와 그녀는 여러가지  사건을 만나게 된다.


말을 하는 고양이와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낡은 오르골의 주인', 젊었을때 자신만만하던  사랑의 기억을 평생도록 아프게 간직하고 살아가는 노인의 '못다한 고백, 오렌지색 원피스의 비밀', 가족 특히나 엄마와 딸이라는 특별한 관계를 더 특별하게 보이게 하는 '행방불명 모녀와 아기 돼지 인형', 그리고 뭔가 비밀이 있다 싶더니만 드디어 알게되는 '슈지 이야기: 빛을 잃은 시계사', 자신이 왜 이 곳에 왔는지 갈팡질팡하던 아키리가 풀어낸 자신의 과거속 행복이야기를 담은 '아키리 이야기: 그해 봄의 비밀'  이렇게 다섯 개의 이야기는 저마다 만나 본 인물들의 상처라고 생각했던 시간속에 같이 했던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지금 그 추억을 꺼낸 게 사람이였는지,   같은 했던 시간을 그리워하고  지금도 사랑하기에  추억속 사람들과 함께 하고픈   누군가의 소망이 빚어낸  뿌연 안개같은 환상이였는지  헷갈리는 동화같은  이야기들은   누군가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키라와 슈지가 남들의 고민과 함께 자신들의 고민도 조금씩 풀어가는 걸 보여주고 있다.  손대고 싶지 않은 상처로만 묻어둘 줄 알았던 과거가 현재 자신과의 화해가 된다면 더 이상은 상처가 아니라 간직하고픈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것까지  말이다. 


'추억은 살기 위해 확실히 필요한 것이다.'-170

그 모든 건 시간이 지나갔기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속에는 지금껏 사랑으로 남는  사람과 장면이 있었고 그 순간에 행복해하던  내가 있었을테니,  아픈 기억때문에  영원히 묻어놓을 수는 없는건지도 말이다.  바꾸고 싶은 추억이 없다는 게  어쩌면  더 쓸쓸한 일이라는,  위로 아닌 위로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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