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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린 어둠 - 메르카토르 아유 최후의 사건
마야 유타카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사건을 부르는 탐정이 역시나 등장하게 됩니다. 헤이스팅스라 주장하지만 남들 눈에는 왓슨 역할로 보이는 친구 고즈키와 탐정 기사라즈가
이마카가미 가의 초대를 받고 '창아성'으로 향하게 됩니다. '창아성'이란 이름은, 사신의 화신인 푸른 까마귀가 새벽녘에 어린아이 영혼을
빼앗으러 온다는 이탈리아 시인 루이니의 '푸른 까마귀의 밤'에서 따왔다는데요. 그 이름처럼 음산한 분위기를 내뿜는 곳에서 명탐정의 등장과 함께
잔인한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목없는 시체들의 반복된 사건과 러시아 황실의 이름'아나스타샤', 그리고 밀실과 이단 종교의 등장이라며 쏟아지는 단서는 우리에게 이 곳에서
이미 만난 범인과 함께, 눈을 뜨면 벌어지는 이 모든 일들이 어떻게 일어나게 됐는지 찾으라는 듯 보이는데요. 이 사건을 제 3자의 눈으로
적어가는 고즈키에게 '범죄 예술계의 아폴로 신'이라며 거의 신격화되어있는 탐정 기사라즈마저 도망치듯 사라지고, 더 괴짜로 보이는
메르카토르 탐정이 등장하지만 남아있는 별로 안되는 사람들중에 범인찾기는 더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러던 중 자신만만한 메르카토르가 드디어
범인을 내밀게 됩니다. 하지만 뭔가 안맞는 이 모든 게 진짜일까 싶은 그 순간, 기사라즈가 모든 걸 알았다며 모습을 드러내고 다시 사건이
시작됩니다.
고성과 어디선가 본듯한 초상화, 사라진 역사 속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진 기괴한 가문의 사람들, T자형 십자가의
반복적 등장과 어디선가 본듯한 살인 현장의 모습은 나중에 기사라즈를 통해서 다 의미가 있었다는 걸 비로소 알게됩니다. 하지만 뭔가 불안한 건,
이제껏 너무 많은 반전과 비밀을 끌고왔기때문인지...
"이제 돌아가지."
...
"돌아가?.... 그러면 난 왜 달고 온
거야?"-338
라는 말이 나올때부터 범인이 다른 곳에 있지않을까 하는 의심과 불안을 품게 됩니다.
살짝 아쉬운 밀실살인의 과학적 증명, 생각지도 못한 아나스타샤라는 이름과 광기, 그리고 반복되는 사건이 뭘 의미하는지와 마지막까지
준비해놓은 반전의 반전은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곳에 준비되어있습니다. 아름답지만 서늘한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라서일까요, 진짜
범인이라 부를 수 있는 이가 미래를 꿈꾸며 나오는 길에 기사라즈를 만나고 놀라게 되는 모습으로 끝나면 어떨까 하는...그리고 기사라즈의 얼굴
가득한 미소 뒤에 사라지는 창아성의 모습이 보이는 영화의 엔딩이 저절로 그려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