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손바닥
가네꼬 미수주 지음, 고오노 에이지 옮김 / 책마루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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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동요 시인의 거성이라 불렸음에도 50년이 지나서야 빛을 보게 됐다는  일본 천재 여류 동요시인 가네꼬 미수주의 동요집이다. 오랜만의 동요라서일지  동요시인의 시는 원래  이런 것인지,  뭐든지 신기해하기도 하고  엄마를 걱정시키고 싶지않은 아이의 시선으로 시가 읽히게 된다. 맑고 깨끗한 시를 짓는 재능많은 이였지만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에는  우리 나라 허 난설헌님의 일생을 떠올려보게 된다.  넘치는 재능과 그 재능을 보일수 없어 괴로워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 아픈 마음을 가져보게 되지만  20살 처음 시를 내고 2년동안 90여편의 시로 "구름위의 여신" 이란 칭호를 받았다하니, 그래도  살아 생전  이런 말이 외로웠을 그녀 젊은 날에  약간이나마  위로가 되지않았을까 싶게 된다.


엄마가 동생과 먹으라 한 과자를 숨겨놓았다가 자기도 모르게 먹어버리고 후회하면서도  두번째 과자  역시 먹어버리고 나서야 "쓴 과자 슬픈 과자"라 하게 된 '과자'란 시나 어머니의 마음은 나로 가득차서 작은 마음이고 내 마음은 큰 어머니로도 차지않고 다른 할 일을 생각할 수 있으니 더 큰 마음이라는 '마음'  등의 시에서는  엄마와 아이가 그려지는 깨끗한 사랑을 보게 되고, 익으면 달라는 아이와 먼저 먹어버리겠다는 까마귀의 으름장중에서 아이를 택한 것으로 보이는 석류의 고개숙임을 그린 '석류'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알것같은 그녀의 순수한  마음을, 분홍색 옷을 입은 행복이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슬프게 울고 있었다는 말에는 괜히 그녀의 외로움을 느껴보게 된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즐길수 있는 3세대문학이라는  미수주의 시를 보면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소중하게 느끼게 되고, 무용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있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유용하다는 것이라는데  우리의 마음 또한  그런지를  그녀의 시를 보며 생각해 보게 된다.  쓸쓸함보다는  그녀의 수수께끼란 시에서도 나왔듯 아무 것도 없는데 잡을 수 있다는 여름 낮의 작은 바람처럼, 내가 누워 하늘을 잘 볼 수 있도록 먼지를 씻고 말려준 '비와 햇님'처럼  우리곁에 날 따뜻하게 하고 웃게 만드는 수 많은 것들을 행여 무심하게 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작아서 더 소중한 것들을 챙겨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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