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작부인은 다섯 시에 죽었다 - 볼테르가 수사하다
프레데릭 르노르망 지음, 이세진 옮김 / 함께읽는책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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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와 살인의 조합은 어떨까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것도 그 철학자가 인생의 고달픔과 아름다움을 논하기보다는 자신을 편하게 쉬게 해 줄 귀족들의 집을 찾기위해  은밀히 떠보길 잘하는 볼테르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이야기가 그가 남긴 편지글이나 남아있는 기록을 토대로 펼쳐지게 된다.

 

1931년 파리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총감 르네 에로는 바쁘게 해결해야 하는 일들때문에  연달아 일어나는 귀족들의 살인사건을 애써 사고사로 덮으려는데, 쓸데없는 비판으로 정부의 눈흘김을 당하는 볼테르가 묵고있는 구두쇠 남작부인의 살인사건이 일어나며 그를 범인으로 기쁘게 노리게 된다. 그를 범인으로 잡는다면 더 이상 애써 사건을 덮을 필요도 없고, 자신이 해야 할 일만 앞으로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에 볼테르에게 바스티유 감옥행을 권하게 된 것이다.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감옥행임을 주장하는 경찰 총감, 그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감옥에 또 갈수는 없으므로   범인을 잡기로 하는 볼테르, 이렇게 뭔가 엉터리처럼 시작된 사건은 볼테르가  쉽게 범인임을 알 수 있는 증거들을 추론해내며 쉬운 일이 될 듯하다가도 여러개의 상황들이 맞물리다보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렇게 시작한 사건은 볼테르와 임산부 에밀리를 만나게 하며 볼때마다 아슬아슬한 콤비의 웃기고도 애닯픈 활약이 펼쳐지게 된다.   그의 비서겸 조사원인  먹을것만 탐하는, 하지만   역시나 신부님답게 순진무구한 리낭까지 힘을 합하며 사건보다는 그들의 행동과 이야기에 주목하게 된다. 살인이 생길때마다 들렸다는 피리소리,그리고 그 피리의 음계가 가진 암호까지 풀어가며 이제는 자신에게 시선돌린 살인자를 빨리 찾아야만 하는 볼테르와 살인자의 목표가 자신들이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하다가도 어설픈 피리소리만 들리면 깜짝 놀라는 에밀리와 리낭의 이야기는  진짜 있었던 인물들의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상상을 더한 것이기에 프랑스 계몽기의 대표적 철학자로 이름을 날린 볼테르와 그의 연인이자 같이 뉴턴 사상의 해설서를 쓰기도 했다는 에밀리의 모습은  어땠을까를 궁금하게 한다.


독과 칼, 베개라는 끔찍한 도구의  사용으로 일어난 사건, 유언장에 목을 맨 여러 사람들의 사연들은  에밀리와 볼테르 리낭 삼인조가  하나도 긴박하지 않게  쫓아가고 있음에도  그 당시 사람들의 허세를 통해 사람들의 본 모습을 볼 수 있어서일까, 피식 나오는 웃음속에 그 뒤가 궁금해지는  의외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있었던 일을 남겨진 기록에서 잡아낸 추리가 가미된 팩션, 철학자 볼테르가 무덤에서 일어나 이 사실을 안다면 뭐라 했을까 ... 싶어지게 된다.


볼테르는 사건 수사가 철학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확실한 하나를 발견하면 새로운 의문 백 개가 고개를 든다.

일생 혹은 목숨이 오가는 일, 경찰에게 맡기기엔 너무 섬세한 일이라는 점도 그렇다.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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