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집 2
정석화 지음 / 네오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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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태주'와 파출소장 '석규' 에게 언제부터인가 문자가 오기 시작합니다. 연극대사에서 따온 듯한 문자는 그들에게 범인에 대한 궁금증을 더하게 되고 , '줄리엣이 죽으면 로미오도 죽어요.' 라는 문자가 다시 도착하자 태주는 이지아(18년전 의문의 사고로 죽은 이 정수와 송 정인의 딸) 를 떠올리게 됩니다. 어릴 적 연극에서 줄리엣을 맡은 그녀를 잊지 못하던 태주는 이 사건으로 이 지아를 다시 만나게 되고, 자신에게 예전  감정이 남아있다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문자는 태주, 이 정국, 석규가 같이 받은 것이였고,  자신을 막아달라는 범인의 메세지였다는 걸 나중에서야 깨달은  석규는  자신이 미리 알았더래도 사건을 막았을까 하는 의문을  던지게 됩니다.  

 

가장 의심스럽던 인물의 죽음으로 끝난 1편은  역시나 이 끔찍한 사건의 시작은 과거에서 왔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좋은 경찰' 로만 보이는 파출소장 '석규'가 과거의 일로 딸 혜미와 여태껏 화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이 사건 또한  잘못 살아온 이들에게는 언제까지나 과거의 그림자가 흉하게  따라다닌다는  걸 보여주는 단서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친구 석규나 황민기에게 수십년 세월동안  껄끄럽기만 하던 이 정국은 친구의 약점을 여태껏 이용하는 이였고, M 건설 공사장에서 죽음을 맞이한 문창기 역시  가족이 지닌 부의 힘을 믿고 철이 없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철없이 살고있던 인물이였으니 공통의 원한관계가 있는 이의 등장이 놀랍지않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렇게 특정 인물의 과거로 사건을 몰아가는듯 보이지만  진행될수록 등장한 인물 모두에게 비밀이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게 됩니다. 서로에게 얽혀있는  그 비밀때문에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났고 별 관계없는 사람들까지 다치거나 죽는 일이 생겼다는 것까지 밝혀지지만  범죄를 저지르고 CCTV를 용케 빠져나가기에 운이 좋다 말할 수 있는  범인은  피해자들의 등에 점자로  자신의 의도를 새길정도로 대담하기도 하고 무거운 피해자를 9층까지 데리고 갈 정도로 힘이 세기도 해야하는데, 우리 눈에 그런 용의자는 드러나지 않게 됩니다.

 

하나가 맞으면 다른 사건의 단서와 맞지않게 되는 용의자들 중에 누군가를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역시나 하나씩 단서가 모이기 시작하면서 제일 의심스럽지 않았던 인물이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사건마다 등장하고 이 모든 사건을 조종할만큼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 보는 인물 혹은 인물들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 사건은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과  비틀어지게 사는 인간들이 만나면  사건은 사건을 낳고, 주변에 있는 이들 역시 그 죄에 물들어가게 된다는 걸 보여줍니다. 단순한 듯 단순하지않게 얽혀있는 인연의 끈이 얼마나 질긴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는 각각 인물들이 저마다 주인공이 되어 자신들이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를 풀어가기에 사건 추리물이라기보다는 심리 추리물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아버지와 딸,사랑이라는 여러 이야기가 어울어져 다양한 이야기를 본듯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물론 각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로  끌어가던 이야기가 갑자기 범인을 몰아간다는 생각이 든다거나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비밀이 남아있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한국형 본격 추리물을 앞으로도 써 갈것으로 보이는 '정 석화'님의 사건에  얽힌 인물들의 인연과 과거, 현재를 묶어 끝을 알 수 없게 하는   다음 이야기는 어떤 사건을 다루게 될지  기다려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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