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 양양 에세이
양양 지음 / 달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그래서일까. 지나가는 버스의 소음,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소리지르며 내는 소리, 갑자기 느껴지는 바람의 차가움,  문득 내 눈을 부시게 하는 햇살이   다르게 다가오면서   내가 지금 익숙한 이 곳에 있다는 것이 안심되기도 하고  그래서 낯선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도 한다. 그러면서도  웃기다 싶은게, 둘 곳 없이 흔들거리기만 하는  마음과 달리 머리속은 분주히  오늘 해야할 일은 다 했는지, 내일 뭘 해야 제일 효율적으로 이번 한주도 잘 보냈다 할 수 있는 건지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도 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만난 "양 양"님의 글과 가사는 나와 같이 낯선 곳을 여행한 듯 하게도 하고 방으로 초대받아 많은 이야기를 나눈듯한   익숙해진  느낌을 주게도 된다. 그렇게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따끈한 차 한잔을 홀짝이는 소심해보이는 한 여자가 생각나기도 하고, 기타 하나만 들면 어디든  떠날 준비가 된   강단있는 사람이 그려지기도 하고 사람 좋아 일면식없는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 못하는 따뜻한 사람이 그려지게도 된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거나 읽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 누구라도  건네는  "나는" 이나 "나에게" 로 시작하는 말은 그와 나사이에 있던 알지 못할  먼 거리를 줄여놓고   상대에게서  내 모습을 보게 한다. 그래서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이란 낯설던 제목이 점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나누는 것은 단어 하나가 아니라 그때의 그 사람과 지금의 내 시간이다." - p.30

슬픔이나 절망을 노래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그녀에게서 그 많은 수다를 떨면서도 누구에게도 내밀지 못한 내 슬픔을 기억해보게도 되고, 아직 오지 않은 것들  오고 있는 중인 것들  혹은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것들을 가만히 기다리다 많은 순간을 만났다는 그녀처럼 기다리다 만나 달라지고 또 하나의 이야기를 품게되는  나를  보게도 되고, 내기에 져서야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게됐다는 이야기에는  매일  전화를 하면서도  '알겠지'싶어 뜨끈 올라오는 내 마음을 애써 묻기도 하는 엄마에 대한 사랑을 기억해보게도 된다.


처음에 짝이 맞지 않는 퍼즐 조각처럼 덜그럭거렸는데 그때 내가 또하나 알게 된 것은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 달라도 조금만 마음을 쓰면 어디에든 잘 어울리는 조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p.151

 

서로를 이해하고 또 다른 각자를 인정해주는  것, 이렇게  조금만 마음을 쓰면 우리는 따로 한 조각이 아니라 어디든 잘 어울리는 조각이라는 말이,  이 가을 오래도록 나를 위로해주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