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부트 1 - 시작
에이미 틴터러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죽었다 살아난 인간이라면 우리는 귀신이나 좀비, 드래큘라 정도를 상상하게 되지만 KDH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죽은 사람들이 다시
태어나게 되면 그들은 '리부트'라 불리게 된다. 죽었다 판단된 후 몇 분있다 깨어났는지에 따라 그것을 이름으로 가지게 되는데, 만일 렌처럼
178분 후 깨어나게 된다면 178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시간의 숫자가 커질수록 인간성을 덜 가지고 있다는 뜻이고, 또 다치더라도
재생과 치유 속도가 빠르기에 인발진이 관리하는, '리부트'내에서 전사로서의 명성도 높아지게 된다.
178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로 불리는 렌은 인발진을 운영하는 인간들에게서 제일 신임을 얻는 뛰어난 전사이지만 12살 때 빈민가에서
부모님과 함께 총을 맞고 죽게 된 여자 아이이다(예상외로). 모두가 포기한 상태에서 다시 살아난 렌은 서로 통하는 리부트들 사이에서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인발진의 명령만 따르는 거의 기계에 가까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 22라는 너무 낮은 숫자를 받았으면서도 아무때나 미소를
날리는 정신 못차린 리부트, 캘럼을 훈련시키게 되면서 서서히 그녀에게 없다 생각했던 인간의 웃음과 눈물이 다시 생기게 된다. 인간이였던
자신들을 마치 기계인간처럼 부리는 인발진이 리부트들을 소모품 취급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인간들에게 돌아갈 수 없기에 참고 살았던 렌은
인발진이 60번 이하 리부트들에게 실험하고 있다는 걸 알게되자 캘럼을 위해 목숨을 건 탈출을 하게 된다.
바이러스에 의해 거의 멸종될 위기에 놓인 사람들과 그들을 지킬 임무를 맡은 리부트가 보이는 미래의 세계 역시나, 평등하지 않은 인간들의
지배로 반란군과 인발진이라는 두 세계로 나뉘어진 상태이다. 중간에 버려지다시피 살아가는 빈민가 사람들의 냉혹한 현실까지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자치구역으로 가야하는 그들을 쫓아오는 인발진 군인들에,이들에게 싸늘한 인간들, 그리고 해독제를 찾아야 한다는 아슬아슬함을 담고 있지만 역시
주가 되는 건 렌과 캘럼의 사랑아닐까 싶다.
이전 뱀파이어 영화에서의 눈부신 모습을 가진 이들처럼 리부트 역시 살아있을때보다 더 멋지게 되는 생김새를 가지게 됐기 때문일까.
연약해보이면서도 잔인하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날렵한 렌과 싸우기를 싫어하지만 렌이 당한다 싶으면 어느새 나타나 그 어떤 것도 때려부실듯 보이는
캘럼의 어울리지 않아 더 달콤한 사랑이 영화처럼 그려지게 된다. 리부트 자치구역으로의 입성으로 드디어 인간들과 전면전을 벌이게 되는 것일까
하는 기대감까지 생기게 되는 리부트, 다음 편 이야기에서는 달달함이 더 묻어나겠지만 혁명도 이뤄내고 렌이 잊어버린 죽는 순간의
비밀도 알게되는 것인지 기대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