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이 예술가의 부활절 살인 - 20세기를 뒤흔든 모델 살인사건과 언론의 히스테리
해럴드 셰터 지음, 이화란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기사가 너무 쏟아진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 중에서도  여자나 아이, 돈이 관련됐다 싶으면  아직 제대로 윤곽이 드러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런 것으로 보인다, 저렇게 된 거 아닌가 한다 는 정확하지 않은(기사의 생명은 신속보다 우선한 것이 정확성이라 알고 있음에도...)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피해를 당할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만들어지는 피해자와 그럼으로써 알게 모르게 당위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 가해자와의 극적인 요소들이 더 눈길을 끌게 되는 사건들이  있다.


나중에서야 '사실은..'이라고  나오지만 이미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기억을 차지하고 있는 건 잘못된 드라마이기가 쉽게 된다. 이것이 자극적인 기사를 작성해서 눈도장을 찍으려는 기자들만의 잘못인걸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건 다른 결과를 가진 사건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미 들었던  자극적 기사를 더 기억하고 있는 나를 느끼게 되기때문일지도 모른다.


1930년에 있었던 몇개 사건의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미 봤을지도 모르는 이야기처럼 익숙하지만  실제 있었던 사건의 정리들이다. 빅맨 플레이스와 옆 동네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또 다른 인근 지역은 미개발 상태로 남아있는 ,  이른바 '빅맨 플레이스' 라 불리는 곳에서의 사건은  끔찍하게만 보이지만  알고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어느 곳이 좋았던 곳이기만 할까 하는  점에서는 비슷한 모양새이지 않을까 한다.  


끔찍한 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다는 타블로이드판 사건들은 드라마틱한 스토리라인을 원한다면서 니체를 신봉하던 피해자가 무지막지한 인간으로 변하게 되는 뒤집힌 결론을 이끌어낸  '러브 킬링', 범인을 인터뷰하지 않았음에도  범인인 '피오렌차가 직접 밝힌 놀라운 이야기'라는 여섯 가지 이야기를 실어  선량하던 한 평범한 여자가 난잡했기에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라는 이야기로 변모된 '욕조 살인사건' 등으로  범인을 찾기위해서라며  애매한 사람들까지 용의선상에 올려 타블로이드판 영화배우들의 등장인양 신나했던 신문이나 열심히 구독한 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1930년대라는 먼 시간, 먼 곳에서 일어난,  자극적인 내용만 싣는 신문이나 그 기사에 열광하는 어리석은 인간들의 손발이 잘 맞는 쿵쿵짝이였기에  사건이 드라마가 된 것일까 싶지만  지금 우리는 다른가 싶어진다. 자극적 기사 제목에  클릭하고 그 내용을 여러 방법으로  옮기며 우리 역시 그 내용에  그랬다더라 라며 '찌라시' 내용을 추가하고 있는 적도 있었을테니 말이다.


"한 사람의 범죄는 한 사회의 작품이기도 하다."-398

 범죄사건 논픽션 기사를 써놓는 이유가  기사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사건이 꼭 사실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적어놓고 싶었던 건 아닌지 싶다. 지금 발생한 사건 역시 보도되고 있는 게 진실이 아닐수도 있고  어떤 이유로든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입장이 바뀌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도를 넘어선 호기심으로 사건이 아닌, 사건 뒤를 궁금해하는   우리들에게 일침을 놓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