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유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이럴 수밖에 없도록 나를 부추긴 건 사랑이 아니야. 그냥 상황이 그랬을 뿐이야."-441

카미유 반장의 덤덤한 말이 오히려 그 안에 식어버린 분노를 더 느끼게 한다.  형사 베르호벤 시리즈 시리즈 1편 이렌(능숙한 솜씨라는 이름으로 먼저 나온), 2편 알렉스,3편 카미유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이번 사건은 그가 이렌을 잃고 4년만에 사귄 여자 친구 안에게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카미유의 집에서 나선 안은 우연이란 시간이 만들어낸 '그 장소에서 만났다' 는 이유만으로 강도들에게 거의 죽을 정도로 맞게 되고 그 장면을 CCTV로 보게 된 카미유는 이유없는 폭력에 대한 분노와 또다시  지키지 못했다는  절망에 굳이 그 사건을 맡게된다. 그렇게 범인들만 찾으면 될꺼라 여겼던 사건은 경찰에 쫓기는 범인들이 아직 안을 찾고 있다는 걸 알면서 카미유는 그 사건이 어디에서 시작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이미 전작 알렉스나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이렌(능숙한 솜씨)등에서  빠른 사건의 전개가 뭔지, 반전이 뭔지를 알려준 피에르 르메트르는 카미유의 시선, 피해자인 안의 시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계획한 범인의 차가운 시선까지 내놓고 있지만 특히나  이 사건에서는 카미유 반장의 감정의 흐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에게 집중하느라 윗 선과 대립되는 조사를 하게 되고 그에 대한 문책까지 떨어지는 상황은 카미유가 더 이상 반장직을 하지 못할수도 있다는 압박감을 주게 된다. 거기에 안이 범인으로 지목한 인물이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뭔가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자신도 모르는 감이 알려주는 불길함을 느끼게 된다.

 

이 이야기가 베르호벤 시리즈 외전인 "로지와 존"을 제외하곤 마지막 이야기라서인지 빠른 사건의 전개나 예전처럼의 큰 반전은 없지만   따뜻한 감성만큼이나  뛰어난 명석한 두뇌로  이 사건의 앞과 뒤, 맞지 않는 상황들을 홀로  짚어가는 반장으로서의 카미유의 명성을 새삼 알게 한다. 하지만  사건이 진행되어갈수록   혼자라는 생각이 드는 카미유 반장의 쓸쓸함은 이 이야기를  추리 소설로만 볼 수 없게 그려가고 있다. 이 사건의 끝이 안 좋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을 사건 초기부터 반복해 되뇌이는 카미유는   주변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의 이별, 놓치기 싫지만  악연이기에 끝내야 할  인물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며 어쩔수 없이 사건을 해결하기로 한다. 

 

우리에게 닥친 일이란 우리가 스스로 빚어낸 결과물일 뿐이다. -404

라는 말로 자신에게 닥친 모든 것의 이유가 자신이였음을 강조하는 그지만   당분간은   내가  기억하는 가장 슬픈 운명을 지닌 형사 반장으로 '카미유' 그가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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