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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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니까, 사랑했으니까 이별은  더 아프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이가 사라진 자리에는  좋았던 기억만이 남아 날 슬프게 하고,  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한 아쉬움만이 남아 나를 두고 두고  그 일을 했어야 했다고 괴롭게 만든다. 특히나 노래가사중에 나오는 말처럼 그 이별이 '같은 하늘 아래' 있지 않은 죽음으로 인한 것이라면 더 이상 생길수 없는 그이들과의 사랑, 싸움,평범한 순간들이 나를 힘들게 하게 된다.


한번만 더 기회가 있다면 사랑한다는, 그리고 미안하다는  내 마음을 어떻게든 보여줄텐데... 라는 마음으로 슬픔만 채우던 콜드워터에 사는 이들에게 천국에서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늘 그 사람에 대한 추억을 안고 살아가던 이들의  '한번만 더 ..'싶은 이들이 건 전화는 상실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다른  많은 이들에게 "나에게도" 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고, 우리가 아는 죽음뒤에  아름다운 시간이 계속 된다는  천국에 대한 희망을 주게되지만  몇 번 전화 통화로   기쁨을 얻었던 사람들중에는 조금씩 묻어가던 아픔이 다시 살아나기에  잠깐의 예고없는 연락이 끊긴다면 그 뒤는 어떻게 되는 걸까에 대한 불안으로  더 이상 통화를 하지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있게 된다.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방송국에서도 이 마을을 취재하기위해 여러곳에서 찾아오기 시작하고 천국을 믿는 추종자와 이 모든 건 사기극이라는 시위대까지 마을에 등장하며 조용하던 곳이 사람으로 득실대는 곳이 되고 만다. 하지만  사고로 아내를 잃고 아들과 힘들게 살아가던   설리가  아들 줄리마저 그 전화를 기다린다는 걸 알게되자 분노에 차 그 비밀, 당연한 누군가의 조작을 알아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일 이런 일이 내가 보고 있는 티비에서 방송된다면 나 역시 무조건  누군가의 조작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수많은 세월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싶어했던 죽음으로 끝이 아니라는 삶과 죽음의 비밀이, 그리고    천국과의 통화가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야 비로소 연결이 됐다는 게 우선 의심으로 다가오기때문일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것이 진실이기를 바라게 될 것이다.  나 역시도 많이 사랑하고 그리고 더 많이 사랑하지 않아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픈 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어제와 같은 보잘것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천국에서의 첫 번째 전화'는  내 옆에 기대어 나를  바라보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과의  순간을 가진 지금도  기적이라는 걸 넌지시 알려주고 있다. 슬픈 기억속으로만  들어가고픈 당신이  정신차리고 현실을 바라보게 하는 그 사람이 있는 지금을 놓친다면   후회할 시간만 당신에게 남는 것이라는 이야기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다면 그 사람이 당신과 매순간을  함께 하는 거라는 이야기로 커다란 위안을 주고 있다.누구나 생각해보았을  죽음후의 세상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이지만 어떻게 살아가는건지에 대한 위로가 되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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