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쓴 인생론
박목월 지음 / 강이북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구름에 달 가듯이", 나그네를 쓴 박 목월님의 이야기라  관심이 간 책이다. 학창시절에 그 시를 배울때,  왠지  호젓한 산길을 힘없으면서도  유유히  걸어가고 있는 듯한 이의 모습이 그려지며 굉장히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기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부지런히 뭔가를  하다가도 가끔 그 대목을 읊조리면  왠지 여유가 찾아지고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게 된다.


'밤에 쓴 인생론'은 박 목월님 부부의 서로 입장의 이야기부터 친구, 집안에서의 일, 자신의 시에 대한 일들을 일기처럼 가볍게, 그렇지만 그 당시 세월을 진중하게 살아간 이라면 아마 그러지 않았을까 하게 써간 이야기이다. 시인의 아내로서 살아가기가 결코 쉽지는 않았을것으로 보이는 아내의 일생은 '내가 말한 것이 그이를 욕되게 하는 말일까 두렵습니다.'라는 한 문장속에 다 들어있지 않을까 싶고, 그에 반해 너무 태연하게 자신에게 이제는 잊은 사랑이 있노라고, 그리고 이제는 그 떨림은 없기에 질겼던 인연만으로도  그이의 안부를 물을 수 있노라는 이야기에는 그 당시라서 그런것일까 싶기도 하고 어쩌면 시를 쓰는 분이기에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도 가져보게 되지만 그 후 여러 사람들을 만나기도  헤어지기도 하며 갖게된 그 분의 인생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알것같다 싶다.  좋다 싫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은 냄비바닥처럼 순식간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 살다보니 어느새 이해하게 된 인간사에 대한 이해로 말이다.


집을 지으며 고생한 이야기나 자식을 둔 아버지로서의 변한 심정등의,  '아담의 이마에 절이는 소금'이라는 말로  박 목월님의 가정에 대한 느낌도 의외라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무엇보다 글에 관한 그 분의 생각을 적어간 글이나 여러 시인들의 멋진 글귀, 시인이기에 가능한, 친구'조 지훈'님, 그리고 박 두진님과의 주고 받은 시에서 느낄 수 있는 그 당시 기분이나 삶의 방식을 소개한 글에서 '글'이 주는 무게를 새삼 느껴보게 된다.


누군가의 글을 읽는다는 건 이런 걸까, 무뚝뚝하고 담담하기게 정없다 생각되지만 그 무덤덤함속에 끓는 세상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박 목월님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는 글귀를 남겨주게 된다.



우리가 겪게 되는 어떠한 운명에 대해서라도 용기와 겸허한 신뢰로써 그것을 받아들이고 깊은 인내로써 '자기 것'으로 만들게 되면 앞으로 닥쳐 올 어떠한 운명일지라도 이미 '친한 손님'에 불과한 것이며 그것에 대한 위구심은 그만큼 제거된다는 것이다.-138 (운명에 대한 릴케의 말중에서)


'나로 하여금 이 세상에 혹하게 만든 것은 너다.'-91 '헤르만 헤세의 방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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