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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출입 금지
코르네이 추콥스키 지음, 김서연 옮김 / 호메로스 / 2014년 8월
평점 :
러시아의 작가는 다른 나라의 작가와는 괜히 다르다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특히나 그가 1800~1900년대라는 시대를 살았더라면 더 말이다.
그래서인지 코르네이 추콥스키라는 작가가 '학교 출입 금지' 속에서 보여주는 그의 어린 시절 기억은 삭막하다. 받아쓰기를 두려워하는 친구들을
위해 컨닝 아이디어를 모처럼 냈건만 우리의 예상대로 선생님들의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사건이나 수업하시는 선생님의 '그래' 라는 반복
단어 횟수를 세다가 생긴 일등, 누구라도 그럴 수 있었을만한 일들이 그에게 '학교 출입 금지' 라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부르게 되고
코젤스키는 학교밖에서 방황을 하게 된다.
고민을 하면서 아이는 조금씩 어른이 되가는 걸까. 자신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죄송함으로 고개를 숙이게 된 코젤스키는
사건 해결을 위해 뛰어다니지만 그러다 그 일이 자신이 벌인 일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그렇기에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더 방황하게 되지만 늘 묵묵히 다독여주는 어머니의 깊은 마음이 그에게 닿게 되면서 그는 조금씩 자기를 다시
찾아가게 된다.
키득거리고 아이다운 그의 일상에 웃어볼까 싶으면 찾아오는 무거운 일들이 꼭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제제를 보는 듯하다. 첫사랑 그녀가
내뱉는 예상치않는 말에 사람의 보이는 것과 안이 얼마나 다른지를 알게되고 도둑으로 몰린 친딜린데르를 보며 사람들의 눈에 어떤 세상이 보이는지를
알면서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그의 이야기는 그 당시 러시아의 분위기도 볼 수 있게 하지만 아직 사라지지 않은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부정한 것들에
대한 나의 격한 증오심을 나눠달라는 저자의 말을 생각해보게도 한다.
자신이 한 일을 모르고 남들에게 도둑이라 말하는 시모넨코, 올바름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에게 불합리에 뇌물이 뭔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김나지움의 선생님들. 지금은 그런 일들로 학교 출입 금지를 당하는 아이는 없어서 다행이라고 위안을 해보긴 하지만, '그래도' 겪지 않아도
될 일들로 고통받는 이들의 인생이 아직 있다는 걸 알기에 지금도 어쩔 수 없이 나오는 한숨을 지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