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나오는 한국 단편 소설 2 교과서에 나오는 한국 단편 소설 2
채만식 외 지음 / 강이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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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따라 같은 책이 다르게 다가온다는 이야기들을 하는데, 학교 다닐때 열심히 읽었던  한국 단편 소설이 더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이 효석님의 "메밀꽃 필 무렵"의  허 생원이 동이의 왼손잡이를 보며  떨리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나 김 유정님의 동백꽃에서 더운 김이 모락모락나는 맛난 감자를 주었건만 단칼에 퇴짜놓은 '나'에게 당연히 눈에 독을 올릴 수 밖에 없었던 점순이의 심정까지 한 눈에 보며 말이다.


지금과는 다른 시대 상황이지만 그렇게 달라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삶과 그 삶에 꼭 따라오는 고난에 대한 울분, 그리고 사랑에 빠진 이들의 투박하지만 솔직하고 또 은근한 이야기가 읽을수록 재미를 더하게 된다. <교과서에 나오는 한국 단편 소설 2>에서는 채 만식,이 효석,이 상,김 유정 이렇게 네 분의 11개의 단편들이 그 시대를 누가 어떻게 어떤 일들을 겪어가며  살았는지를 알수 있게 하고 있다.


자신의 땅을 도로 찾을 줄 알았다가 그렇게는 안 된다는  걸 알게되자 "독립했다구 했을 제, 내, 만세 안 부르기, 잘했지."라는 말로 소심한 복수를 하는 채 만식님의 '논 이야기'에 등장하는 한 생원이나 일어나지 못할 만치 동생을 매타작한 후, 속썩는 한숨을 내뿜으며 그래도 동생이기에  업고 어청어청 산길을 내려와야 했던 응칠이 등장하는 김 유정님의 '만무방',  중복허리의 쇠뿔도 녹이는 뜨거운 땡볕에 오늘 낼하는 위급한 병을 지닌 아내를 지게에 얹은 채   희망으로 갔던 그  길을 돌아오며  덕순 부부가  흘렸을 소리없는 뜨거운 피눈물이 있는 "땡볕", 산에서 살게 된 후  거리의 사람이나 살림살이가 눈을 끌지 않는 자신에게 이상하다 느끼면서도 딱 하나, 용녀에 대한 생각만은 포기하지 못하는 중실이 제 몸이 스스로 별이 되는 걸 느꼈다 라고 끝을 맺는 이 효석님의 "산"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하는 이상의 '날개' 등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게 미덕이라고 여기며 살아가던 이들의  한숨에 녹이고 마는  아픔을 느끼게 한다.


 현행 표준어와 맞춤법으로 바로잡되  최대한 원문을 살렸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1900년대 시대가 들어있는 이야기들이라, 중간중간 나오는 지금과는 다른 단어사용이나 어구로  단번에 읽어가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읽을수록 곱씹게 되는 맛이 있는 이야기들이라 아이들과 같이 읽어가며   지금과 어떤 부분이 다른지, 혹은 같은지 그리고 그 시대 그 사람들이  어땠는지를 짧은 단편이기에 오히려 더 강렬하게 느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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