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 - 지친 영혼을 위한 여유로운 삶
피에르 쌍소 지음, 강주헌 옮김 / 공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의 우리를 대표하는 건 빠름과 많음 아닐까 싶다. 모든 게 기준을 정해놓은 시합이라도 되는 듯 뭐든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빠르고 많아야 하고, 그것이 잘하는 것이고 좋은 것이라는 생각은 어느 새 남들보다 느린 건 잘못되고 나쁜 것이기에 버려야 할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인지 뉴스에서 늘상 등장하는 통계치는 그대로 따라가야 할 기준이 되어 내 나이대 월급은 보통 얼마라는데 나는 그 정도 받고 있는지, 휴가는 언제부터 언제까지라는 데 나도 그 때
잡아야 하는 건 아닌지, 그리고 올해 유행은 이것과 저것이라는데 나는 갖고 있는지에서 심지어는 평균 수명까지 그대로 따라야 하는 느낌으로
세상 기준에 따라 나를 남들과 묶어버렸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기준에 맞춰 열심히 따라가면서도 내 안의 뭔가가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다. '나만의 것', '나만의 시간'이라는 나의 특별함 대신에
들어온 우리의 것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나를 찾아야할지 모르겠다는 이들을 위해 저자 피에르 쌍소는 한가로이 걸으며 나만의
시간을 가질 것, 기다림에 지치지 말 것, 다른 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 등 느리게 사는 법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듣기'에 나오는 타인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일정 시간의 '뜸들임'이라는 이야기가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
예전에는 소수의 사람들이긴 했지만 나 자신에 대해, 그들에 대한 깊은 이야기로 우리들을 돌아볼 시간을 가지곤 했는데 지금은 전화,
편지,SNS등으로 많은 사람들을 한번에 자주 만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도 순간 지나가는 이야기들이 많아 서로뿐 아니라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얕은 관계만으로 지내다보니 빨라졌다는 핑계로 사라진 뜸들임이 내가 타인을 대할때뿐
아니라 내가 나를 대하는 데도 없어져가고 있어 금방 내가 나에게 지치고 힘들었던 건 아닌가 싶다.
우린 좋은 세상이고 누려야 한다고 하면서 정작 자신을 맘대로 하는 속도를 선택하는데는 주저할때가 많다. 이제 '느림'은 성격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이제 천천히 나만의 방법으로 즐기는 걸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것들을 못보는
빠름보다는 헛된 계획에 힘을 쏟지 않고 나라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는 선택된 느림으로 나의 여유를 찾아가는 것이 행복을 찾는 제일 쉽고도
먼저 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