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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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담하게 한 발 물러서있는 것처럼 있다가도  궁금한 건 어떻게 해서라도 짚고가는 유가와 교수의 명추리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생활  25주년 기념작  '한여름의 방정식'에 다시 등장하게 된다. '용의자 x의 헌신'에서와 같이,  '한여름의 방정식' 에서도 사건보다는 사건을 둘러싼 이들에 관한 아픔을 풀어가지만 더 깊어진 마음을 느낄수 있기에  유가와 교수가 더 반가워지게 된다.


5학년 교헤이는 부모님이 바쁜 탓으로 혼자 기차를 타고 하리가우라에서 '로쿠간소'라는 여관을 하는 고모댁으로 가게 된다.  기차안에서 곤란에 빠진 교헤이는 한 아저씨로부터, 물론 그가 유가와 교수이고  도움을 받게 되는데 그런 인연으로  같은 여관에, 즉 교헤이 고모집에 머무르게 된다.  그러던 중,  여관 손님이 죽은 채로 발견되고 사고냐 타살이냐를 두고 우왕좌왕하는 경찰들 틈에서 유가와의 날카로운 추리가 빛을 발하게 된다. 


사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교헤이의 방학숙제를 도와주기도 하고 밝아보이기만 하는 사촌 누나인 나루미에게 뭔가 비밀이 있음을 살짝 드러내는 유가와는 이번 사건 역시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걸 알아내게 된다.  유가와가 던진 단서와  경찰들이 내민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어쩌면' 이라는 추측으로  우리 역시  범인을 좁혀 나갈 즈음에 여기까지가 이 사건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또 다른 단서를 유가와는 우리에게 던지게 된다.


"무시하려 했어. 그런데 어떤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렇게는 할수 없다고 생각했지. 한 사람의 인생을 뒤틀리게 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야. 그것만은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어."

라는 무시무시한 말로  우리가 같이 보고 있었지만 또다시 놓친 부분이 있다는 걸 알게하면서 현재와 과거를 잇는 사건 사이에 아직 매듭을 짓지 못한 현재의 일이 남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람이 가까이 오는 걸 싫어하는 듯 보이면서도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고민을 언제든 털어놓게 만드는(알아내서 할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이긴 하지만서도...)  유가와 교수의 매력은 이 이야기에서 추리보다 더 빛나게 된다.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시선이 어쩔수 없이 일어나게 된 사건에 집중하던 초기와는 달리 그 사건때문에 달라지는 사람들의 관계나 불편한 진실, 그렇지만 꿋꿋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 더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이야기는 이미 영화로 만들어졌고 인기도 있었다 하는데,   그것은  사건이 일어날수 밖에 없었던 치밀함보다는   사랑하는 이를 위한 끝없는 침묵, 그럼에도 또 일어나게 된 사건을 겪게되는 이들에 대한 아픔이  뭉클함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거기에 홀로 남게 된걸까 싶어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전해준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가 우리에게 따뜻한 유가와의 추리를 또 기다리게 하는 이유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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