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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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예기치 않은 물건이 사람의 인연을 이어주기도 한다.  우연히 우산속에 뛰어든 이와 사랑에 빠지게도 되고 누군가 놓고간 책을 찾아주며 사랑에 빠지게도 되는 걸 보면 말이다. 누군가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거나 영화에서 만날때면 부럽기도 하지만 느닷없이 궁금해지게도 된다.  누구나 그 자리에 있었더라도 사랑에 빠지게 됐을까,아님 운명이란 게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1년전에 죽은 아내 케이트를 그리워하며 딸아이때문이라는 이유로 겨우 살아가던 매튜는 우연히 벼룩시장에서 노트북을 사게 된다. 그 노트북안에 들어있던 사진을 주인에게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메일을 보내게  되고 생각지도 못하게 연락이 오고가며 그는 노트북 주인이였던  엠마에게 호감을 느끼게된다. 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데이트를 하기로 한 그들은 같은 장소에 나갔음에도 만나지 못하게 되고 노트북이 만날수 없는 그들을 서로 연락하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아마 이쯤에서 매튜와 엠마는 이런 저런 역경을 뛰어넘어 사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이야기가 전개될 줄 알았는데 매튜가 엠마에게 아내 케이트 사건을 부탁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한 남자와 두 여자, 그렇다면  사랑의 작대기 운명이 어떻게 되는건가 싶었던 이야기는 케이트에게 알지 못했던 과거가 있다는 걸 알게되면서 슬프기만 했던 사건에 커다란 비밀과 무서운 계획이 들어있었다는 걸 알게된다.

 

그 전에 읽었던 기욤 뮈소의 '천사의 부름'에서도 느꼈지만 매일 생길수도 있는 가벼운 우연에서 찾게되는 또 다른  반쪽을 기욤 뮈소만큼 맛깔나게 그려가는 이는  별로없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가 재미있는 건  남자와 여자의 투명하게 보일것같은 운명안에 사실 보이는 것과는 다른 여러 의심스러운 부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슬쩍 던져놓기도 잘하기 때문일것이다. 사람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어디까지 잔인해질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이야기 역시 사랑에 아파하던 매튜가 그토록 사랑한다 여겼으면서도 몰랐던 케이트의 처음 행동과 마지막 행동이 의미하는 것들로 만들어지는  스릴러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타임 슬립이지만 그래도 현실에 한 발 걸치고 있을 수 있게   로맨스와 인연을 아슬아슬하게  그만의 느낌으로 잘 섞어내고 있다.

 

 기욤 뮈소는 사람의 인연이란 어느 순간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우연의  설레임과 타이밍의 중요성을,  사랑으로 아파만 할 것같던 매튜와  늘 잘못된 사랑으로 고민에 빠지는 엠마에게   이제와는 다르게 진짜  사랑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희망으로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그가 진짜 말하고 싶은 건   너무 한 눈에 들어오는 인연만 바라지는 말라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인연과 운명은 또 다른 내일을 바라는 케이트, 매튜,그리고 엠마의  의지와 함께  방향을 틀었으니   말이다.    

 

인생에는 환상이 필요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진실이라고 여겨지는 거짓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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