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헨리 단편 콘서트
0. 헨리 지음, 박영만 옮김 / 프리윌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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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위해 아름다운 머릿결을 팔아 시계줄을 사 온 아내와 시계를 맡기고 아내를 위한 아름다운 빗을 사왔다는 남편의 이야기인 '현자의 선물', 저 마지막 낙엽이 떨어지면 자기는 죽고말 거라며 살아갈 힘을 잃은 존지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며 담벼락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 마지막 잎새를  그려놨다는  '마지막 걸작'등 오 헨리의 단편 11편과 오 헨리의 일생을 마치 또 하나의  단편이야기처럼 담아놓은 '아홉개의 빈 병'까지 12편의 이야기가  단편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왔다.

 

제1화 '슬픈 오류'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생각지 못한 반전으로 우리를 맑게 웃게한다. 심각한 상황에 평범한 말이 나올수 있는지 없는 지를 겨루게 된 두 남자의 이야기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11편 모두가 우리가 지금 생각해봐도 흔히 생각할 수 없는 결론을 1900년대 초에 써냈다는 점에서 O.헨리는 진짜 멋진 작가라는 말 밖에 다른 이야기가 필요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슬픈 오류'나 '여자의 마음','섬' 등에서는 의외성으로 머리를 탁 치게 만들더니 '물레방앗간 교회'로는 따뜻한 결말을,   이미 익숙해진 둘에 '그래도' 란 미련을 보여주는 부부를 그린 '5달러', '여자의 마음', '남자의 습관'등은  수많은 부부가 지금도 갈등하는 사소한 일들에서 벌어지는, 이렇게 멀찍이 떨어져보면  우스꽝스럽지만 내 일이다 싶으면 열이  오르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한 눈에 볼수 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어느 시대의 누가 읽더라도   어느 구석에선가 자신의 마음을 볼 수 있게 해놓았기에  끝까지 읽게 하는  매력이 있는 건 아닌가 싶다.

 

 행복이나 슬픔, 그리고 웃음을  무심한  척 툭 던지는 O.헨리의 이야기는  단편이기에 오히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알아야 할 것들, 지켜야 할 것들을 이야기속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슬픔을 다른 이들과 나눴기에 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었던 스트롱씨나  약속을 20년이나 기다렸으면서도 경찰관이란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지킨 진짜 친구, 인생이란 계획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걸 알려주는 소피의   이야기등이  살며 다가오는 모든 일들에  지금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시간의 행동에  따른 결과가 있음을 알려주기에   힘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정작 O.헨리 그의 일생은 그리 행복해보이지 않지만 말이다. 48년이란 그의 일생마저 짧았지만 10년이 채 안되는 작가 생활동안 300편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의 단편을 써냈다는 데 그 이유가  어쩌면 기쁨과 슬픔 중 더 많이 겪었을 슬픔에게   끝까지 희망을 놓치 못한다는 걸 그의 글을 통해서 알려주고 싶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인생은 무한한 모순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모순들은 진실이므로 그럴싸하게 보여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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