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꽃
아마노 세츠코 지음, 고주영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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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아름다움과 넘치는 부, 이 두 가지가 이제까지의  역사 속 대부분의 사건을 만든것이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누군가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서, 빛나는 그의 재산이 탐나서 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사건을 저질렀다고 말하니 말이다. 거기에 '욱하는 바람에' 라는 이유가 사건을 일으킨 마지막 원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 두가지를 다 가진 '너무 차가워 욱이 뭔지 모를듯한 ' 세노 쿄코는  자신에게는 그 모든것보다 중요한,  그럴수밖에  없는게 있다고 한다.

 

오랜만의 동창회를 준비하던 그녀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은  평화롭던 일상을 깨뜨리게 된다. 완벽한 듯 보이는 그녀가 속으로 내내  꺼려하던 부분을 건드린  전화가 그녀에게 생각지도 못한 일을 저지르게 한 것이다. 언제고 시간맞으면 일어나는 친구들과의 만남처럼   그녀의 살인 계획은 순식간에 세워지고 또 실행에 옮겨지게 된다.

 

"진짜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식간에 하나씩 계획대로 사건을 벌인 냉철한 그녀이기에 너무 무섭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건을 쫓는 토다 형사의 눈에 점점 여위어가는 그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하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그녀만의 고민이 시작되었다는 걸 알수 있게 된다. 이야기는 증거없는  살인사건에 쿄코가 들어있다는 걸 이미 보여주고 시작하지만 그녀가 우리에게 제시한 증거와 벌어진 사건사이에 생긴 증거의 차이는 그녀외에도 누군가 그 사건에 들어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기에, 누군가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쿄코의 불안처럼 우리 또한  다른 사건이  발생할거라는 걸 알게된다. 

 

60살이라는 나이에 데뷔한 특별한 신예라는 아마노 세츠코는  남들이, 몰랐음 하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의  상황에 놓인  인간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가장 강렬한 사건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 사건을 풀어내는 방식은  순식간에 계속 다음 계획을 짜내는 쿄코나 그녀가 관련이 있음을 감으로 잡아낸 토다형사의 일정한 거리를 둔 조사를  어제와 다르지않은 또 하나의 하루처럼  긴박함이나 쫓는 기분없이 너무나 차분하게 풀어가고 있기에, 사건 내내  날카로운 감을 보이는 토다형사의 수사임에도   쿄코에게 끌려가는듯  맥빠짐이 느껴지게된다.

 

그 누구라도 약한 부분이야 물론 있겠지만  남들 눈에 화려하게 보여서뿐만이 아니라 살인이나 자신의 주변으로 다가오는 경찰의 조사마저 태연히 받아들일 정도로 매사 흔들리지 않는  여인이 전화 한통에 무너질수 있을까 싶은  의외성에서  시작됐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얼음꽃'은  완점 범죄를 꿈꾸는 트릭, 늘 그렇듯 잠자는 사자를 건드리는 어리석은  인간들, 속고 속이는 주변 사람들, 게다가 끈질기고 감좋은 형사라는  사건을 쫓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제목때문인지 혹은  씁쓸한 결말때문인지 처음과는 다른 쿄코의 선택이 그려졌더라면 더 긴박하고  통쾌한 결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내내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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