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만으로 모든 걸 볼수 없다.

살인예언자 1 ㅣ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쿤츠 지음, 조영학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7월

'미디엄'이였던가 꿈에 사건을 보는 주인공 이야기를 흥미롭게 본적이 있었다. 사건에 관련된 일을 하니만큼  사건에 관련된 증거나 범인의 특징,심지어 범인의 범행당시까지도 꿈을 꾸며 사건해결을 해나가는지라  잘못을 저지른 범인을 잡는다는 점에서는 통쾌한 일이지만 몸으로 뛰어야하는 다른 형사물에 나온 형사들에 비하면 너무 쉬운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다. 물론 그만큼 범인에 가까워 위험한 일도 많았지만  마치  시험에서 반은 답이 써 있는 답안지를 들고있는 것만큼이나 사건은 쉽게 풀리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인지라 죽음을 보는 남자의 연쇄살인자 추격전은 약간 심심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살인예언자' 는 꿈에뿐아니라 낮에도 사건을 몰고올 이들 주변을 돌아다니는 악의 정령 '바다흐'를 보는 남자 오드 토머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오드는 죽임을 당한 뒤에 유령이 되어 떠돌아다니는 이들이나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나 후에 나타나 악을 빨아들이는 걸로 보이는 '바다흐'가 가 보인다거나  남의 패를 볼 수 있는 능력,  살짝이지만 꿈으로 앞 날을 보는 능력, 특히나 불길한 일에는 촉이 남다르다는 걸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런 많은 능력(?)을 가진 그는 그만큼이나 복잡한 인생사를 가지고도 있다. 그래서인지 다른 좋은 일거리를 다 뿌리치고 주방장에 만족하며 영혼의 반쪽이라 부르는 스토미와의 알콩달콩한 사랑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느닷없이  찾아오곤 하는 죽음의 그림자는 늘 그뿐만이 아니라 그의 비밀을 아는 스토미를 비롯한 친구들을 불안하게, 그리고 그들까지 위험하게  만들곤한다.

처음 등장하는 유령과의  멋진 사건해결은 '역시나' 하게되지만 그가 처음 본다는 엄청난 숫자의 바다흐가 자기가 사는 동네를 돌아다니는 걸 보고 난후부터 그의 시선은 바다흐를 끌고다니는 남자, 밥 로버트슨에게 꽂히게 된다. 오드가 용기를 낼수록 거센 반격을 해오는 밥 로버트슨에게 의외의 사건이 생기고 오드의 친구들에게 일이 생기며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일이 몰려오리라는 불안에 오드는 사건해결을 위해 나서게된다.

오드가 미리 본 사건의 단서들이 사건 해결의 단서 또한 되리라는 기대와 달리,  사건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산 사람과 죽은 사람과의 구분없는 등장이나   바다흐의 눈길을 받을까 싶어 안 보이고 모르는 척했던 오드처럼, 바다흐 역시 그의 존재를  알고있었다는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누군가 죽을꺼라는 암시를 받은 이가 얼마나 불안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야하는지가 펼쳐지게된다.

오드 부모님들과 관련된 이상한 사연이나 그가 이번에 겪은 사건은 그가 앞으로도 풀어야 할 이야기가 많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다 읽고나서야 오드 토머스의 이야기를 쓴 이가 "딘 쿤츠"라는 걸 알고보니, 역시 딘 쿤츠구나 싶어지게된다. 작은 사건하나에서 벌어지는 영화에서나 본듯한 사건과 줄거리가 당연 그 다음 그의 이야기를 기다리게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