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야수 블랙 캣(Black Cat) 24
마거릿 밀러 지음, 조한나 옮김 / 영림카디널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지금도 공포하면 생각나는게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다.  샤워하고 있는 금발 미녀 뒤로 등장하는,  비명에 가까운 음산한 음악 소리와 연이어 보이는 공포에 질린 여인의  표정은 수많은 세월이 흘러  어쩌다 다시 그 장면을 보게  되도 그 다음 장면들이 연이어 생각나기 때문인지 아직도  살짝 소름이 돋게 한다. 하지만  이 장면이 유명해진 건, 꼭 그 영화를 보지 않았더래도  알것같은 '공포' 그 느낌을 잘 살렸기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내 안의 야수" 역시 그런 느낌을 가지고 있다.  만화같은 표지 사이로 보이는 여인의 공포스러운 표정은  뭐 별거 있겠느냐 싶었는데, 고립된 생활을 하던  주인공 헬렌이 우연히 걸려온 전화 한통에 너무 강박적으로   상황을 몰아간다 싶었던 일이 그녀를 협박했던 에블린을 찾아내려 조사를 시작하면서  공포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되고 만다. 딱 한 사람을 이미 범인으로 지목하고 시작한 이야기는  심심하다 싶을 정도로 조각난 단서들이 주변 인물들을 찾아가면서 잘 맞아간다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뭔가 맞지 않는 일들이  벌어짐으로서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조만간  재앙이라 부를만한  일이 어디선가 시작되고있고,  어느 순간이건  지독한 에블린이 느닷없이 찾아오리라는 불안을 갖게 한다.  무심코 건넨 오랜 시간 공중 전화 사용에 대한 불평을 하는 이들에 대한 괜한 저주의 말, 그리고 이어지는 구체적인 복수 계획이나 너무도 평화롭게 아이만 바라보는 여인이 위험한 여인에게 무심코 건네는 초대장 등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만남과  인사치레로 나누게 되는 초대라는 일상속 생활과 함께 하는 비이성적인 상황의 공존은  누구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알려주며 소름돋게 만들고 있다.

 

 이 이야기는 지금은 너무 흔한 소재와 반전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1955년이라는 시대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설마' 싶은  단순한 소재와 단순한 인물들 사이의 일상에서   에블린의 속삭임이 어느 순간 무섭게만 느껴지게 하는,  지금 우리가 만나기도 하는 일상속 상황에서도 불안한  순간이 될수 있는 장면 장면을 잘 잡아냈기에  마거릿 밀러의 "내 안의 야수"가 오래도록 심리 서스펜스 소설의 개척자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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