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1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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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한적한 곳에서 만나는 호수나 강을 보게 되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싶다. 누군가의 그림에서 보게되는 한적한 호수에 띄워진 배 한 척은  낭만과 한가로움을 상징했는데 말이다.  당분간은 물속에서 스르륵  올라오는 하얀 뭔가를 상상하게 되는 건 아닌지...

 

 전국의 기담을 모은다는 환상 소설가이자 유명 탐정인 도조 겐야는 우연히 하미라는 곳의 네 신사가 모신다는 미즈치라는 신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미즈치 신에게 올린다는 비를 오게 해달라는 증의나 멈추게 해달라는 감의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 과정에서 일어난  신기하고 기괴한 이야기를 듣게되고 역시나 호기심을 느끼게 된 겐조는,   고집스럽지만 꽤 사랑스러운 솔직함을 보이는 편집자 시노와  그 곳을 찾아가게 된다.

 

토속 신앙과 오랜 세월이 지나며 내려온 사람들의 근거 없는 믿음, 그리고 가끔씩 일어나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라는 이야기를 써가는 미쓰다 신조는 이번 이야기에서도 물을 관장하는 미즈치 신과 그 신을 모시는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세력 다툼,그리고 사건을 부르는 기이한 느낌을 그려가고 있다. 마을에 흐르는 강의 전설 사이사이에 만주에서 이 곳으로 건너온 쇼이치 가족의 이상한 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말이다. 신을 믿는 자들에게 나타난 뭐라 딱히 이름지을 수는 없지만 검은 그것으로 보이는 뭔가를 보는 쇼이치 가족들은 미즈치 신에 대한 의식으로 힘을 키우고 싶어하는 욕심을 가진 이들과 만나며 자신들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검은 그림자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신에게 어울리는 제물이 필요하다는 사람들과 소중한 이들을 지키려는 자들 사이에 나타난 쫓아오는 뭔가가 사건의 범인보다 모습을 드러내길 바라며 이 책을 읽어가게 만들고 있다.

 

도망가도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뒤에 있다는  뭔지 알 수 없는 그것,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어느 순간 느껴지는 슥, 슥, 사..삭...삭삭삭삭 다가온다는 그것과 시작된 어둠속의 술래잡기는  연이어 일어나는 살인사건과 맞물려 누가 이 무서운 일에 관계되어있는지를 쫓아가게 하고 있다.

 

기이한 사건  쫓는데는 기가 막히지만 정작 자신을 쫓아다니는 귀여운 여인 마음은 모르는 도조 겐야의 명추리가  이번 사건에서는 일어날수  밖에 없는 인간으로 인해 생겨난 사건이란 이유때문에 빛을 발하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기우제중에 벌어진 여러 사건들이나 주변에서 벌어진 일들을 소개하는 이야기가 많아서인지  믿지 않는다면서도 알것같은 스쳐가는 섬뜩함이나 날카로움이  전작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보다 줄었다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늘 그렇듯, 기이한 사건을 쫓는 도조 겐야의 마음을 알기에 다음에도 그의 이야기라면 관심이 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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