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둑할망 돔박수월 우리 땅, 우리 마을 이름에 얽힌 역사창작동화 시리즈 1
최정원 지음, 이승주 그림 / 푸른영토주니어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버둑할망 돔박수월, 뭔가 할망정도의  의미는 대충 알수 있을듯 하지만 나머지 단어는 도대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버둑은 황무지, 할망은 할머니,동박수월은 동백숲이라는 제주도의 사투리라는 설명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제주도의 여러 올레길 중   5코스 동백 군락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이제껏  누가 그 길을 만들었을까란 궁금증 없이 올레길을 바라보았던지라 이제서야 그 동백군락지의 아름다움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에 관한,  제주 잠녀였던  현맹춘 할머니의 동화로 만들기엔 너무 슬픈 고난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됩니다. 

 

바람, 돌, 여자가 많아 삼다도라는 제주는 예전엔 잠녀(우리가 해녀로 알고 있는 이름은 일본이 해녀조합을 만들며 불리게 된것이라 합니다.)  들에 의해 집안 살림이 운영되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던지라 열일곱살 어린 신부 맹춘이에게 엄마가 전하는 "제주 여자라면 한 집안은 먹여 살려야 한다."는 당부가 더 짠하게 느겨집니다.  그래서일까요. 맹춘씨 신랑의 "난 당신이 끓인 것처럼 맛있는 겡이죽은 처음 먹어 보오." 라는 말이 고마워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들 부부의 아름다운 서로에 대한 보살핌은 잠녀라는 개인이 지니기엔   너무 무거운 군역과 민란, 천주교, 왜구의 침입이라는 어려운 시대 상황과 맞물린   한 순간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난으로 인해 그들의 삶 또한  서서히  빛이 바래게 됩니다

 

우리 땅, 우리 마을 이름에 얽힌 '역사창작동화 시리즈' 1편인 '버둑할망 돔박수월'은  예전  제주도  여자의 일생이란 말이 어울릴정도로 동백씨를 얻기위해 먼길을 마다하지 않는 여자, 업둥이 동생을 사랑할 줄 아는 여자, 그리고 자신이 아는 모두를 보듬어 주고 싶어하는 우리네 '정'을 그대로 가진   한 여자의 일생이 어떻게 동백 군락지를 만들게 되었는지 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작게는 제주도 잠녀라는 한 개인으로, 크게는 그 시대의 흐름에 쓸려가게되는 한 여자가 어떻게 슬픔을 안고 동백꽃 숲을 이뤄갔을까 하는 이야기는 아마도  나이가 있는 사람이라야 그 마음을 더 이해하지않을까 합니다.   맹춘 할머니의 일생이야기가 우리의 맘을  짠하게 하는 건 어쩌면  그 슬픔과 고난을 딛고 나타난 게 예쁘게만 보이는 빨간  동백꽃 군락지여서일지도 모릅니다. 사진으로 찾아본 올레길 5코스의 아름다움은 아마 오래도록 이 책을 읽은  아이들과 우리들에게 현 맹춘 할머니가 끝까지 바라던 소망을 기억하게 할겁니다.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속에 과거라는 이름으로 어떤 많은 일들이 제주에서 있었는지, 그리고 한송이 한송이 꽃을 피우기까지 많은 일을 겪었던  여자의 생을  아이들과 얘기해볼수 있었기에 다음에 이쁜 길을 본다면, 아마 이 길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게 될꺼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