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2
조엘 디케르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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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주 아름다운 거니까. 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이 원래 그렇듯 우리 눈을 부시게 하다 못해 눈을 아프게 하지. 그래서 사랑이 가고 나면 울게 되는 거라네."-130

 

사랑은 지나가고 나서야 , 도저히 내가 멈추지 못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때 그렇게 멈추면 안 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될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강렬한 사랑은 때로는  남의 것이라 해도 우리의 눈을 부시게 하고, 또 우리를 웃음짓게도 때로는 그들때문에 울게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누군가의 사연에서 자신의 지나간 사랑을 기억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사랑이라 불리우지만 숨길 수  밖에 없었던 스승의 평생 단 하나의 사랑을 알게 된 제자 마커스의 이야기는  '그렇구나, 그럴수도 있겠다.'  단지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좋아하거나 역시 그 전 작만 못하구나 라는 쉬운 비평을  받고 싶지 않을 작가의 고민부터   어느 새 우리를  1975년과 2008년으로 오가게 합니다. 그  두 해를 실종 33년후라는 시간으로 이어놓은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두 작가들 사이에 우리의 시선을  꽉 묶어놓고 그 사이에 놓인 틈이 뭔지를 찾아보게 합니다. 뛰어난 신인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꿈같은 시간이 너무도 짧아 아쉬운 마커스 골드먼은 그렇게, 두 번째 작품이 써지지않는다는 작가들의 병에 심하게 걸려있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부터 늘어놓습니다.

 

거대 출판사와의 달콤한 계약은 이제 족쇄로 그의 목을 조여오기 시작하고, 이미 비어버린 머릿속은 아무 글로도 채워지지 않고 마지막 기한이 점점 다가오게 됩니다.  그런 그는 " 학생때처럼 우리 집에 오지 않겠나?" 라는   대학 스승이자 이 책의 주인공인 HQ,해리 쿼버트를 만나러 가게 됩니다. 예전 그 때의, 작가가 되는 법을 배울때의   시간이 그리웠던 것 같기도 하고,   작가가 되기전 평범한 모습 그대로의  자신을 보아줄 누군가가  그리웠던  거 아닐까 합니다. 그의 스승조차도 '악의 기원'이란 세기를 뛰어넘는 작품 하나로 온 일생을 영광스럽지만  쓸쓸하게 살아가기에  비슷한 서로를 알아보는 그들은 마치 부자관계같은 친밀함을 서로에게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자신과 비교해 너무 뛰어난  스승의 작품에 갑자기 미칠듯한 질투를 느끼게 된 그는   스승의 물건을 뒤지다  그의 오래전 비밀을 우연히 알게되고,  '사랑 그리고 한 소녀의 실종'이란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며 그들의 관계가 흔들리게됩니다.  

 

하나의 사건,그리고 단  하나의 진실이 존재할것같은 이야기속에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수많은 대화, 장면, 그리고 기억의 복선이 있는지라  스승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두번째 책을 쓰기로 한   마커스가 속았다는 걸 알았을 때 나 역시 속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될뿐만 아니라 아무런 존재 가치가 없어 보였던 이야기가 사실은 앞 뒤가 맞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알게되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범인인듯, 그만의 사건 동기인듯 보였던 이야기가 이미 33년전 아름다운 뉴햄프셔 오로라라는 작은 지역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있었다는게 드러나면서 평범해 보이는  그들 각자에에게  모두 아픔과 사랑, 그리고 어두운 면이 있었다는 것이 슬슬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마 범인은 대충 짐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중간에 그렇게 생각했던 우리조차 '아닌가' 싶은 일들이 여러 번 있기에 이 이야기는 의외로 긴장감을 가지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스러웠던,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의 존재였던 놀라라는 예전 사랑받던 소녀의 이야기뿐 아니라 누군가의 절대적 사랑이 뭔지, 그리고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의 주책, 유명작가의 두려움과 출판업계의 이야기, 그리고 의문의 살인이라는 이야기가 우리에게 사건과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 역시 돌아보게 합니다.  절대적 사랑에게 생기게 된 흔들림이나  오랜 시간으로 맺어진 사이에서 느끼게 된 배신은 당한 자보다  배신을 한 자에게 더 아픔을 남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사건보다 더 깊숙한 곳에서  인간들의 속내와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가고 있습니다.

 

사건뒤에 있는 일상의 특별함과 평범한 재미, 그리고 저마다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랑들,그리고  책이라는 그렇게  우리를 둘러싼 주변 모든 것들에 대한 가볍고도 무거운 이야기가 2권이라는 두께를 순식간에 읽게 하기에,   다음에 조엘 디케르가 어떤 이야기를 써낼지 기대하게 됩니다.   

 

"책은 단어들과 관계를 맺는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 테지만, 그건 옳지 않네. 책은 사람들과의 관계야."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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