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밟기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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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고 돌아다니는 자신의 그림자를 붙이기 위해 웬디와 만나게 된  피터팬 이야기의  그림자란, 같이 있어야 할 친구 정도로 가볍고 유쾌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골목 길에서  노는 아이들 머리수와 다른 그림자의 숫자나 그림자없이 서 있는 누군가는, 그이가 미인이면 일수록   공포 영화가 된다. 그러면서도  왜 그림자 수가 다른건지, 또 그림자가 없는 그녀는 어디에서 온 건지 무서워하면서도 그 사연을 알아내고 싶은 걸  보면,  내 옆에 '물어 봐!~~~' 하는 이야기 귀신이 있는 건 아닐까 싶어지게 된다. 

 

에도 시대 이야기로   이야기귀신을 씌운  미미여사의 '그림자밟기'는 하나의 사건이 아닌 6개의 단편을 다루고 있다.  선택받은 자에게만 보인다는 족자 속 항아리 그림에 얽힌 스님의 항아리, "아이들 수보다 그림자가 더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요."하며 시작되는   오싹해지는 그림자밟기, 중얼 중얼 사락사락 꿈틀거리며 자신의 먹잇감을 찾아 오십개의 눈알을 빛낸다는 도박의 신이자 인간의 기를 빨아먹는다는 바쿠치간, 자신의 평생을 마음속 그림자에  갇힌채 살다보니  마음에 귀신을 키우게 된 못된 아비와 그 아비의 재산을 얻고 싶어하는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토채귀 이야기,  순간의 마음으로 죄를 저지른 자에게 있을 수 있는 죄책감을 이용한 것이 아닐까 싶은 '반바 빙의','아버님은 둔갑을 잘하는 고양이는 싫으셔요?' 라는 이쁜 딸아이의 바램을 들어줄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 겐고로에몬의 '노즈치의 무덤'   이 6개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사람이란...' 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늘 그랬듯 미미여사는 우리에게 당신이 한 행동들이 돌고 돌아 결국은 당신에게 다시 돌아가게 될 거라는 걸 이야기해주고 있다. 노는 것 좋고 내기걸어 따는 거 좋아하는  인간이래도  도박에 정떨어지게   만들어버린다는 바쿠치간도 그렇지만, 자식을 없애서래도 자신의 죄를 감출 수 있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소고로나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살았지만  자신이 누군인지 깨닫자 살수 없었던 오마쓰는   결국 자신안에 지옥을 만들어놨으니 말이다. 

 

 이야기 안에 있는 이들의  아픔들을 달래준 게 그래도 '같은 사람들'이라서 안심이 된다 싶었지만  사람이란 어찌나 어리석은지  뻔히 잘못인줄도 알고 죄를 지은 오마쓰의 최후를 봤으면서도  자신의 아내와 사랑스러운 여인과의 혼을  '반바 빙의'로 바꿨으면 하는   꿈만이라도 꾸겠다는 사이치로를 보니.  인간이란  결과를 알면서도 선과 악을   고민하는 약한 존재인거구나  싶다.


 미미여사의 이야기중에서도  유난히  '그래서 그 다음엔???'  할만한 뒷 여운을 남기고 끝내기에 조금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놔도 좋지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아마 이것이 단편의 장점이자 단점이겠지만 옛 이야기 끝을 미뤄 짐작하지 않고, 꼭 누군가에게 들어야 한다는 것 또한 인간의 어리석음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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