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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내사랑, 안녕
마시모 카를로토 지음, 김희정 옮김 / 지혜정원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왜 냐죠?" 내가 던진 단 하나의 질문이었다.
... "너희는 같이 도착했고 친구이지. 한 집안에서 일을 처리하는 게 나아." -- p.11
이 말에 오래된 친구를 두 번 생각않고 죽이는 남자를 우리가 만난다면 무슨 생각을 제일 먼저 하게 될까 싶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지만 이런 일이 시작도 끝도 아닌 남자는 자기가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지'만 머릿속에서 계산하느라 현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그런 그의 비열함은 냄새를 풍기는 걸까, 만나는 이마다 그에게 요구하는 게 있다, "네가 살고 싶다면, 내가 말하는 대로..." 라는 주문을 넣는 이들에게 늘 순응하는 그는 한번도 그런 일은 할 수가 없다거나 차라리 그렇게 말하는 너를 이라는 갈등을 보이지 않는다. ' 내가 살기 위해서라면...' 모든 일이 다 가능한 이 남자는 운이 좋은 건지 한번도 그가 생각한 대로 되지않는 일이 없다. 자신보다 늘 더 세고 비열한 상대를 만난다는 것 외에는,
어느 순간 꼬여버린 인생이라 그런지 뒷골목을 아무리해도 벗어날수 없는 그는 자기보다 약한 이들에게는 날카로운 주먹으로, 강한 이들에게는 그들이 말한 대로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살아가다 드디어 뒷골목을 벗어날 엄청난 일을 계획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그가 만난 건 마약, 돈,죽음에서 돈,정치,신분 세탁,그리고 죽음들로 이름은 다르지만 결국 조금 더 넓은 쳇바퀴를 돌리게 될뿐, 같은 일들뿐이다.
이탈리아 최고의 범죄 소설 작가라는 마시모 카를로토는 뒷골목 상처투성이 남자가 어떻게 밑바닥에서 레스토랑 주인이라는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는지를 주변 인물들의 비열한 모습에 더해 그려가고 있다. 특히나 한 순간도 쉴 틈없이 쫓기는 초조함으로 살아가는 조르조라는 인물에게서는 햇빛 뜨거운 모래사장을 맨 발로 하염없이 걷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자기 발 밑 버석거리는 소리를 못하는 그는 끝까지 햇빛속에서의 눈부신 삶을 꿈꾸며 남들의 피로 자신의 목숨을 구할수 있다 믿지만 언제고 생각지 못한 순간이 늘 그에게는 있어왔기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그의 희망을 믿을 수가 없게 된다.
이런 이야기는 늘 우리의 어떤 기대치가 있게 된다. 아마 이 남자는 이런 최후를 맞이하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조르조는 끝까지 희망을 찾아 불안한 눈빛으로 헐떡이는 게 그의 운명이지 않을까 싶다. 살고 싶어 잔인할수 밖에 없다고 울부짖지만 그 누구도 그의 외침을 들어줄리 없는, 짧고 강렬한 조르조의 이야기가 2006년에 미켈레 소아비 감독에 의해 영화가 되었다는데 눈앞의 이익만 쫓는 철저한 악인의 표상이 어떻게 그려졌을지가 궁금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