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카논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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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이야기라도 누가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 더 웃기고 무섭게 된다는 걸 언제나 느끼지만, 미미여사의 이야기 풀어내는 솜씨는 읽을때마다 역시 대단하구나 싶어진다. 가끔은 에도  시대의 기이한 이야기로, 때로는 우리 주변에 있을만한 일들속에서 찰나의  섬뜩함을 찾아내는 그녀는 단편안에서도 그 다음이 뭔지는 모르지만 ....'설마' 하는  무서운 상상을 만들어내기에 말이다.

 

"차라리 좀 더 괜찮을 곳에서 인질로 잡혔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만큼 사람이 별로 드나들지 않는 동네 편의점에서 인질로 잡히고 이 사건의  범인이 흘리고 간 딸랑이라는 단서를 쫓아가는 이야기부터 십 년 계획을 하게 만든 자신의 과거 속 남자 이야기를 꺼내는 여자라던가, 우연히 발견한 지하철에서의 잡지와 수첩으로 사건을 찾아들어가게 된 이야기. 아이들 왕따와 학원 폭력 그리고 삶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팔월의 눈, 과거는 어떻게 든 지나간다는 걸 알게 해주는 지나간 일, 나에게 알맞는 빌딩을 찾아다니는 여자와 밤늦은 시간 학교에서 숙제를 꺼내려다 만난 아이와의 으스스한 이야기인 산자의 특권, 우리보다 먼저 시작되었다는 일본 주택 버블로 고통받는 여인과 아이로 인한 상처를 가진 여인의 이야기인 새어나오는 마음, 이 7개의 이야기가 그렇게 자극적이고 무서운 설정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면서 우리를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걸까 라는  생각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특히나 팔 월의 눈부터 산 자의 특권까지는 학교 폭력의 문제가 얼마만큼이나 잔인하고 교묘한지를 드러내고 있기에  미미여사의 학원 폭력에 대한 관심을 느끼게 된다. 아마 그녀도 요즘 우리들이 느끼는 것만큼이나  학원 폭력이 아이고 어른이고 무서워하는 귀신보다 더 무섭다는 걸 느꼈기에 ' 산 자의 특권' 같은 이야기가 나오게 된 건 아닐까 싶다.   부들 부들 떨면서도 밤 늦게 학교에 가야만 했던 아이와 그 아이를 우연히 도와주게 된 다사카 아키코를 통해 누군가의 같이하는 동행이 아무 뜻이 없더래도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알게된다. 그것이 산 사람의 폭력이건 죽은 사람과의 싸늘한 만남이건 말이다.  

 

이 이야기들 모두는  우리 역시나  사람에게서 받을 수 있는  상처도 보게하지만 희망도  보게 한다. 학교라는 공간에 적응하느냐 못하느냐, 커서는 또  사회라는 공간안에서    버텨내야 하는  일들이 자꾸만 생겨 당연히 나를 아프고 절망케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살아가다 보면  다시  희망이 오기도 한다며   특히나 도시라는 한정적 장소에서 부딪치며 살다보면  우연히라도 만나게되거나 듣게되는 스쳐지나가는 이야기속에 사람도 유령도 집어넣었기에 미미여사는 다르구나 ...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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