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살아서 즐거운 나날들 - 삶에 지치고 흔들릴 때, 프로방스에서 보내온 라벤더 향 물씬한 편지
원소영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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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더운 여름이면 다들 어디론가로 가지 못해 안달이다. 어디를 가더래도  요즘은 다들 눈이 어찌나 비슷한지,  유명하다는 곳엔 사람 반 경치 반이 되는데도 말이다. 저자 원 소영님은 바람 부는 봄이라서, 더운 여름이라서, 뭔가가 그리워지는 가을이라서, 너무 쓸쓸한 겨울이라서   무작정 떠나고 싶은 우리에게 봄, 여름, 가을, 겨울,여행,예술의  프로방스를  이야기해주고 있다.

   

남편 직장 관계로 프로방스로 가게된 그녀가  장바구니를 옆에 두고 커피를 마시며 바라본 풍경이  얼마나 한가로운지를 말하는 대목에서부터 슬슬 부러워지기 시작한다. 장바구니 옆에 끼고 혼자 커피 마시기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왠지 '한가해보이는' 풍경속에 내가 들어가 있는게 싫어서,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좋은 곳에 커피 한 잔 놓고 앉아있자 싶다가도  그냥 나올때가 많기에 말이다. 우리 생각에는 충분히, 그것도 너무 느리다 싶은 일들인데  그 모든 게 느린게 아니라 즐기는 거라는 그녀의 이야기에  '프로방스의 즐김' 에 빠져들게 된다.

  

프로방스에서 그녀가 바라본 풍경은 우리가 직접 보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사소한 것 하나도 그림이 된다는 말처럼   라벤다향에  아름다운 성, 그리고 16일동안 100개의 콘서트가 열리는 곳이고 세잔, 고흐,카뮈 등의 추억과 함께 하기에  걷다보면  영화에서나  보던 곳들을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금방 내 눈에 펼쳐놓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게 된다. 관광지라는 생각이 들만큼  좋아도 보이지만  사람에 관한 그녀의 이야기속에서는   역시 사람은 어디나 다 비슷하구나 싶어진다. 

 

 모임에서  여자, 남자,  맛난 음식과 쇼핑 등의 세상의 다름과 같음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이야기에는  역시나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곳은 없구나  싶어진다.   문화를 더 많이 즐길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거나  개개인 행동이 자유롭다는 부분에서는 '역시'  부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거리가 누럽게 반짝인다거나 함부로 사람을 믿어선 안 된다는 이야기에는  그래도 내 살던 데가 제일이다 싶어지기에 말이다.

  

 

'사소한 삶이라면   어떠랴  함께하기에 행복한 것을' 이라며 좋았던 기억이나 씁쓸한 기억을 하나씩 끄집어내어 전해주는 그녀의 프로방스와 함께 한 추억은  나에게도 오래도록   느리게 사는 걸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그런데도 매력이 넘치기에 한번은 들려야 할 곳으로 남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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