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신부 동서 미스터리 북스 118
얼 스탠리 가드너 지음, 장백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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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역시나 예전 탐정들이 '의리와 끈기'라는 면에서, 그러면서도 사건 의뢰인부터 용의자 등 사건 전체를  한 눈에 꿰뚫는 날카로운 추리라는 면에서는 최고다 싶다. 나만의 재미를 위해서라며 추리를 한다면서도 위급 상황에 놓이면 늘 왓슨 먼저 챙기는 셜록이라던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한번 입을 닫으면 그  누구도 열수 없게하는  필립 말로(범인이라 여겨지는 의뢰인 일에도), 불법이든 합법이든 자신이 만들어 가는 길이  옳은거라는 스페이드 탐정등 이들이라면 어떤 어려운 일도 믿고 털어놓을 수 있지않을까 했는데, '기묘한 신부'의 페리 메이슨 역시 변호사라는 소개가 없었다면 아마 당연히 탐정으로 여길만한, 의뢰인을 위한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친구의 일로 상의하러 왔다는 여자는 불안한 모습으로  시체가 발견되지 않는 한  어떤 증거가 있어도 살인죄로 기소되지 않는다고 하는 '범죄의 실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사라지게된다. 이 때부터 그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한다. 갑작스레 나가게 된 바람에 놓고 간 그녀 가방 속 물건을 토대로 그녀를 찾아가기 시작하는 페리는  그녀가 이번에는 진짜 곤란한 일을 겪게 되었다는 걸 알게된다. 물론 예전 이야기인지라 CCTV가 있었다면 더 간단해졌을 사건이기는 하지만 페리나 그의 비서가 한 눈에 누군가를  파악하는 부분이라던지 울면서 나타난 여인과 손수건때문에 같이 울게된 사연이나 의뢰인을 위해 주변 용의자를 의심받게 한다던지 배심들에게  검사에 대한 나쁜 인식을 은근슬쩍 만들어 내는  그의 재주에는 지금도 감탄하게 된다. 

 

물론 이건 그가 나의 편이였을때라는 조건이 붙었을 때이고, 그가 만일 나의 반대편에 있었더라면 합법적인 계략을 너무 능수능란하게 쓰는 그를 당연히 얄밉기에 미워하지 않았을까 싶다.  얼 스탠리 가드너는 실제로 변호사 생활을 했다던데 그 경험을 바탕으로 1923년부터 찰스 M. 글린이란 필명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중에 1935년작이라는 기묘한 신부는 (왜 이런 제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재혼을 한지 얼마 안 되서 그런건지도...)그의 전 작품중에서도 가장 많이 읽힌 작품이라는 말 답게 세월과 함께 묻혀 있던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뻔뻔한  변호사이자 탐정을 한명 더 찾은 느낌을 주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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