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짓는 사람
누쿠이 도쿠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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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길을 걷다  뭔가 하얀게 보이면 귀신이 아닐까 싶어 무서워하는 내게 어른들은 말했다.  "아직 세상을 모르는 구나. 진짜 무서운 건  밤에 만나는 사람이란다." 하고  말이다.  이제는 길다가 밤에 누군가와 스쳐지나가게 되면 나도 모르게 조심하게 된다. 세상을 알게됐기때문이 아니라 그건 요즘 일어난 끔찍한 사건들때문아닐까 싶다. 복수나 받게 된 상처때문이라는 이유가 있을때도 있지만 그냥이라는 무차별 사건이 많아진 지금은   어떤 마음을 가진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기에  나 역시 어두운 밤 만나는 그 누군가가 괜시리 무서울때가 있다

 

아내와 딸을 물놀이 사고로 잃었다는 니토 도시미라는 남자의 사건을 조사하게 된 소설가 '나'는 니토가 말한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 사건, 그리고 니토 주변을 조사하게 된다. 조사하면 할수록 좋은 사람이라는 니토와 가족들의 평판에 '한 길 사람속'이라는 알수 없는 정체에 부딪치게 된다. 자신이 사건의 범인이라 말하면서 미소를 잃지않는 니토는 가족안에서의 사랑, 부유한 가정환경, 행복한 어린시절, 친구나 회사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로 누구도 그가 어떤 사건의 범인이라거나 용의자인것조차 믿을수 없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이미 여러 의문의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알게되면서 그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소설가는 그를 지금처럼 잔인해지게 만든 원인을 찾아보기로 한다. 어린 시절의 그를 증언하는 이들을 따라가며 나 역시 어린 내 시절 내모습이나 친구들 모습을 떠올려보게된다. 그 시절에 대해 누군가 물어본다면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해 줄 수 있을까? 같이 웃고 울며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각자의 마음 속  어떤 이야기를 알고 있었으며 어떤 사건을 기억속에서 꺼내 자신있게 그라며 말해줄 수 있을까 싶다. 

 

 누군가에 의한 계획적인 죽음이라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그 사건, 그 인물에 대한 책을 쓰고 싶어 조사해가는 소설가를 따라가며 사건 동기를 공유하고자 하는 우리 나름의 추측에 혼란이 생기게 된다. 돈문제, 결혼 생활의 외도로 인한 문제, 어렸을 적 상처로 생긴 트라우마, 심지어는 정신이상이라는 생각해낼수 있는 예상 원인에서  어긋나게된 것이다.   사건이 생기면 사건을 일으킨 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알려진 결과대로 '그래서 그런 일이 생긴거구나.' 하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길 원하는  우리 모습을 보게된다.  늘 희미한 미소를 짓고서 아이를 바라보기만 하는 남자, 결코  먼저 아이에게 다가가 어르지는 않는  니토를 애처가에 딸바보인 좋은 사람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하는 사람들 틈에서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런 부분이  냉혹한 인간성의 표현이라는 생각에 역시 이상했구나 싶어지게 되고,  주변에서 사고라면 천벌이요, 살해당한거라면 자업자득이라는 슬픈 평가를 받은 가지와라는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된장국을 끓여놓고 엄마를 기다리는 효자이기도 했다는 이야기에는 과연 어떤 얼굴을 보아야 그의 진면목을 알수 있는걸까 싶어진다. 사람은   다른 누군가에게 어떤 얼굴로 평가를 받는 것이며   우리는  왜 또 그렇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다 알고 있다고 여기는 걸까  싶다.

 

르포르타주 미스터리 형식을 띠고 있는 누쿠이 도쿠로의 "미소짓는 사람"은 처음부터 사건과 범인을 드러내놓고 그 뒤를 밟아가고 있는 지라 범인의 반전이라는 새로운 모습은 볼 수 없지만  그가 잔혹해질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 여긴 장면들에  매번 다른 이유를 부여하고 있거나  누군가의 행동들을 종합해 보면 어떤 사람인줄 알 것같다는  우리들의 섣부른 추측을 무너뜨리는 반전이라면 기대해봐도 좋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느냐 마느냐는 자신의 문제라고요."167

 

이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마음(을)(......)'읽는 것이 허용되지않는다는' 사실은 아마 신의 가장 큰 은총 중 하나일지도 모르지."

                                         [도둑맞은 편지] 중에서-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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