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더 월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신간이 나왔다는 이야기만으로도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작가가 몇 명이 있다.  빅 픽처로 나에게서 감탄을 자아내게 했던  '더글라스 케네디' 역시 그런 작가중  한 명이다. '누구나 똑같구나' 싶던  평범한 일상생활이   믿었던 사람의 배신으로 철저히 망가져가다, 이 사람  진짜 안되는 구나 싶어 포기하려는 순간  어찌나 통쾌하게   밑바닥을 박차고 나오는지, 지울 수 없는 사랑이 순식간에 다가왔지만   보내야  했던 이의 절절한 이야기, 심지어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이와의 풀릴 수 없는 얽힌 운명에 괴로워한다는 여러 장르의 이야기를 재미를 놓치지 않고 써가는 작가이기에,  또 여러 주인공들이 움직이는 이동 경로를 따라가며 보게 되는 주변을 내가 보는 듯하게 결국은 굉장히 무난하지 않는 삶 속으로 같이 들어가게 되는 공감력을 불러일으키는데  뛰어난 작가이기에 이번은 어떤 곳으로 가게될지, 어떤 삶 속으로의 소개가 될지  '위기의 생에 바치는 치유와 화해의 메세지!', 힐링 소설이라는 "리빙 더 월드'  역시 관심이 가게된다.

 

열세 살 생일날에도 부모님들의 싸움을 지켜봐야 했던 제인은 그 날 했던 말로 엄마에게 평생을 두고  원망을 듣는 일이 생기게 된다. 어쩌면 그녀의 조심스럽게 한 발 빼야 하는 인생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유를 만들어야만 했던 엄마, 그걸 알면서도 스스로를 자책하며 엄마에게 평생 사과를 하던 그녀는 사랑에서도 결국은 매번 잘못된 선택과 아픔이 남는 쪽을 택하게된다. 그녀가 인생에서 유일한 선물이라 생각했고 지키고 싶었던 일마저 뜻대로 안되면서 그녀는 삶에서도 한 발빼고 싶어지게된다. 

 

'만약' 이라는 물음을 우리는 어쩌면 살면서 늘 던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일 그 때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만약 내가 그 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면서  상처가 하나 둘 제인에게 쌓이는 걸 보면서 우린  그녀의 수많은 상처중 나도 가지고 있는 하나 이상을 기억하게 된다. 때로는 부모님과의 사이, 애인과의 사이, 자식과의 사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사람과의 삶에서 '지금이 최고다.' ,'이것만은...' 하던 순간이 어이없이 사라지며 남기는 슬픔과 절망이 어찌 하나도 없었던 사람이 있으랴 싶다.

 

 제인은 지금까지 자신의 삶이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 보여주면서  우리가 두려워할 상황에 한번씩  부딪히며 흔들리는 그녀의 모습 그대로를  드러낸다. 물론 우리가 겪었던 일들보다 굉장히 극적이지만, 그 장소 그 시간 돌아보기를  두려워하는  마음만은 그녀를 통해 어느정도  읽어갈 수 있게 된다.

 

'인생에서 가벼운 짐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제 목적지에 다 와 간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모든 일이 엇나가기 시작하는게 바로 인생이라는 생각...'  -39

그렇게 다가왔다 싶은 행복, 이게 삶이구나 싶었던 행복이 하나씩 그녀를 떠나며 그녀는 우리에게 그런 후에 남아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그녀가 잡고 싶었지만 결국  잡지 못했던 사람들, 기대하지 않았는데 다가오는 사람들, 그렇게 때로는 몽땅 어긋나지만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게 우리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읽어가며 '살다보면...' 이란 노래가 생각이 나게 된다. 살다보면 ... 왔다 싶으면  가고,  다 갔다 싶으면 다시 오는 게 우리네 삶이라는 걸  제인의 심리 상태를 통해  더글라스 케네디가  보여 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다. 삶의 불확실성, 그리고 불안정한 우리들, 어울리지 않는 우린 어떻게든 어울리는 한쌍이고 당신에게도 다 갔다 싶은 순간에 누군가, 뭔가는 살아가는 당신에게 오고 있는 중이라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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