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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 강의 딸 ㅣ 개암 청소년 문학 18
엘로이즈 자비스 맥그로 지음, 박상은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노예라는 신분을 망각한채로 주인조차 읽지않는 책에 대한 탐욕을 보이는 마라는 원하지 않는 이 주인, 저 주인사이를 떠도는 삶에 대한 두려움으로 임기응변적인 거짓말, 그리고 분노로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이다. 당장 빵 하나를 어디서 훔칠 것인가를 걱정하던 그녀의 삶은 현 파라오 '핫셉수트'를 지지하는 '나헤레'가 주인이 되면서 바뀌게 된다. 파라오에 관심도 없지만 위협에 마지못해 스파이가 되기로 한 그녀에게 이번에는 '투트모세' 를 파라오로 만들려하는 '셰프투'가 마라가 이미 스파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한채로 그녀를 다시 자신들의 첩자로 쓰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쪽과 저쪽에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넘기며 당장의 위기만 넘기던 그녀가 셰프투를 사랑하게 되면서부터,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핫셉수트'의 잘못된 통치로 고통받고 있는 이집트인들에게 사랑과 책임을 느끼게 되면서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몸에 밴, 살고자 하는 잔꾀로 순간만 넘기던 마라는 파라오라는 권력을 둘러 싼 정치싸움에 들어가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이집트라는 나라를 다시 보게되고, 그러면서 이제껏 하지않았던 일들을 하게된다. 누군가와 약속을 지키려 한다던가,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녀가 원했던 단 하나, '황금과 자유' 만 바라보던 천방지축 삶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시궁창에서 연꽃 한 송이를 꺾었더니 손 안에서 코브라로 변해 버리더군."-388
귀족과 노예라는 신분, 그리고 마라를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는 셰프투와 셰프투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뻔히 아는 마라, 서로에 대해 잘 아는 지라 솔직한 마음을 보일 수 없었던 그들이지만 서로가 위험해지는 것만은 참을 수 없게 된다. 그런 자신들의 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마라가 스파이라는 걸 알게 된 셰프투는 이집트의 미래를 위해 그녀를 보내야만 하는데, 그러기엔 너무 많은 비밀을 알고 있는 그녀인지라 셰프투는 고민하게 된다.
파라오의 자리를 노리는 양쪽으로 나누어진 이들, 스파이들의 서로를 믿게 하려는 진실 반 거짓반 이야기들, 차갑던 세상을 다르게 생각하게 만들어가는 사랑이라는 ... 믿을 수 없는 관계속에서도 사랑이 있다면 모든게 달라진다는 여러가지 흥미요소로 이집트하면 파라오, 그들의 무덤과 미이라, 저주만 생각나는 나와는 다르게 아이들에게 새롭게 이집트라는 나라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오지않을까 싶다.
이 책에 등장한 핫셉수트는 '가장 고귀한 숙녀'라는 뜻으로 실제로 있었던 여성 파라오였다 하는데 그녀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비밀, 남자처럼 수염을 붙이고 있었다는 자료를 찾아보고나니 그녀의 통치 22년 세월동안 많은 사연이 있지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그 다음 파라오가 된 투트모세 3세에게도 역시나 많은 사건 이야기가 있는지라 파란 눈의 아름다운 소녀뿐 아니라 한동안 잊었던 이집트의 비밀과 신비가 다시 궁금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