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서광의 유쾌한 책 읽기
김의기 지음 / 다른세상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독서광이다.'

라고 말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티비나 책에서 들을때마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그 분들이 그렇게 매력있다고 칭하는 공통적인 책들이 더 궁금해지게 된다. 분명히 제목은 들어봤지만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는 이야기들을 줄줄이, 그것도 다른 책이나 역사속  사건과 이어서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분들을 보면  마술사의 생전 처음 보는 마술 세계에 빠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다른 기술없이도 그 사람과의 시간이 꽉 찬 느낌을 주는 누군가의 힘이 내 눈앞에도 놓여있는 책에서 시작되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열심히 읽던 이야기들, 그리고 '나는 이미 읽었다.' 라는 생각으로  기억에서 가물거리는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겐 두고 두고 살아가는 의미가 되어주거나 어렵거나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힘이 되어준다는 생각이 들때면 난 뭘 읽은 것이지 란 생각과 함께,  난 이제껏 어떤 책에서 힘을 얻었을까 싶어 꼽아보게 된다. 아마 나 역시도 좋은 책이라 꼽을 수 있는 이야기들에게서 실연이나 슬픔을 반으로 나누거나  사랑이나 희생, 그리고 인간이란 이런 존재이겠구나 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갖게 되지않았을까 싶다. 

 

 ' 새 책을 읽으면 새 애인을 만나는 것 같고,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옛 애인을 만나는 것 같다.'

 라는게 자신의 지론이라는   저자 김 의기님이 펼쳐놓은 30권 역시나  우리가 읽었거나 혹은  제목과 간략한 내용만이라도 어디선가 들어봤던 유명한 이야기들이다. 다는 아니지만 오래 전 나에게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했던,  읽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김 의기님 자신만의 설명과 함께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게된다. 영화의 장면으로 더 기억에 남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의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구어체 문장과 남 주인공 조던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소설의 반 이상을 읽어야 한다는 설명으로, 계속 책을 읽어야 드러나는 조던의 성격이 현실과 맞닿아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누구인지 제대로 알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라는 이야기에는 첫 장 한 줄 만으로 도대체 지금 나타난 이 사람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할것인지  알고 싶어하는, 나의 책 읽을 때면 나타나는 조급증이 부끄러워지게도 된다. 

 

스탕달의 적과 흑을 읽으며 '도대체 왜' 란 생각을 하게했던 레날 부인의 이야기, 자신이 정작 원하던 것을  갖지 못해 슬펐던 개츠비의 미소, 이 세상에서 딱 한 권의 책만을 읽도록 추천한다면 주저없이 선택하겠다는 '레 미제라블'  장 발장의 사랑과 희생 이야기들이,  그 때의 내가 아닌 지금이라면 어떤 생각을 할까 싶어지게 되고   예전에 읽으며 가졌던, 풀지 않았던 의문들에 대한 궁금증이 다시 생기게 된다.  
 

이렇듯 잊고 있었던 고전이 주는 인간과 인간 사이,  사람의 마음이 불러 일으키는 많은 생각들,  그렇게 지나쳤던 오래 전  이야기를  꺼내는 이야기에서,  다시 한 번  마음이 맞는 오래 전 친구를  만나보고픈 생각이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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