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심플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피터 제임스 지음, 김정은 옮김 / 살림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어제 넷이서 빈 관과 삽 네개를 들고 이 길을 갔을 때는 날이 맑았다." 라며 다시 그 길을 가고 있는 술에 무지 취한 다섯 친구들,

 

그들의 음모를 모르는 건 이 팀의 진정한 장난꾸러기 '마이클'뿐이고,  이젠 그가 친구들에게 했던 것처럼 총각파티의 끔찍한 악몽에 시달려야 할 차례인 것이다. 그의 장난을 모두 겪은 친구들이 이제껏 기다렸던,  그에게 딱  어울리는 총각파티 선물을 준비한것이다.  술도, 여자도 아닌 관이라니... 지나친 장난이라 여겼지만 다시 그들이 돌아오겠거니 하는 건 아무도 모르는 땅속, 관에 누워 친구들이 오기를기다려야 하는 마이클이나 떠나가는 친구들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삶이란 다른 일을 계획하느라 바쁠 때 우연히 벌어지는 일"이라는 존 레논 노랫말처럼 마이클을 데리러 돌아와야 할 친구들이 교통사고로 모두 돌아오게 되지 못하게 되고,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 마이클의 동업자이자 역시 절친 마크가 입을 닫아버림으로써 장난은 끔찍한 사건이 되고 만다.

 

장난과 숨은 악의 사이 일어난  '단지 심한 장난' 이,  교통사고라는 우연과 그동안 마이클을 질투하던 친구의 소심한 복수가  만나 점점 큰 사건이 되어가고, 우리는  이 일을 맡게 된  그레이스 경정을 만나게 된다. 이 사건에서 겉보기와는 다른 '의심의 냄새'를 맡은 그의 뒤를 따라갈수록 우리는 그가 10년이 다 되도록 기다리고 있다는 여자친구 샌디의 실종사건이 더 궁금해지게된다. 어느 날 문득이란 말이 맞게 행복의 절정, '서른번째 그의 생일날  사라진 여인을 아직도 기다리는 경찰' 이라는 순정남의 매력을 보이는 그레이스는  그 반면에 사건 중간 중간 만나게 되는 아리따운 여인들에게  사건에 있어서는 마초처럼, 애인을 기다리는데에는  순정남처럼 보이는 이미지와는 또 다르게... 거절당할까 걱정하면서도  만나봤으면 하는  소심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어  우리를 쓴 웃음짓게  하는 반전의 매력까지 가지고 있다.

 

사건을 해결할수록 능력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일정수준을 맞춰주기를 원하는 경찰내부의 보이지 않는 알력이라던가, 그러면서도 자신의 한계안에서는 끝까지 사건을 파고드는 열정, 우리가 경찰이라면 가지고 있기를 원하는 뛰어난 관찰력(우연과 겹쳐 아쉬운 면도 있기는 하지만...), 그리고 때로는 맘에 안드는 용의자에게 자신이 뭘 조사하고 있는지를 살짝 흘려주는 대담성까지 고루 갖추고 있어 새로운 매력을 가진 경찰의 등장이 아닐까 싶다. 과학수사로 풀 수 없는 샌디의 행방이나 용의자들의 사건 해결을 위해 점을 보러가기도 한다던가, 때로는 귀신을 본 적도 있는지라  시리즈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지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게한다.

 

마이클 사건 역시  그레이스 경정의 모습처럼,  하나가 나타나면 다른 하나가 나타나 사건 진행 방향을 바꿔가기에 영화제작자이기도 했다는 저자 피터 제임스의 명성처럼,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깨알같은 자세한 내면의 설명, 특히나 추격신은 마치 시나리오의 대본을 보듯 자세히 나와있어 한편의 영화를 따라가는 느낌과 재미를 주고 있다.  총각파티, 아름다운 약혼녀, 잘나가는 남자와 짖궂은 장난은 음모와 만나 피를 부르는 사건이 된다는 재미있는 설정과 그 느낌 그대로 이어지는 스토리...  언제쯤 그레이스 경정의 사라진 샌디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지 하는 궁금증이 제일 강렬하게 남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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