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아 형사의 귀환~~

신데렐라 카니발 ㅣ 율리아 뒤랑 시리즈
안드레아스 프란츠 & 다니엘 홀베 지음, 이지혜 옮김 / 예문 / 2012년 12월

'이 작가가 없었다면 넬레 노이하우스는 없었다'

라는 말이 나를 잡아끈다.   누구길래... 궁금함을 만드는 '안드레아스 프란츠'는  독일에서 '프란츠 신드롬'을 일으킬만큼의 성공으로,  '독일 미스터리 스릴러'를 우뚝 세웠다는 평을 받는 작가라 한다. 이 책에도 등장하는 터프한  '율리아 뒤랑' 형사가 이미  시리즈로  어마 어마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말에  생긴 나의 호기심은  아쉽게도  시리즈인만큼 전에 납치된 기억을 안고 돌아온 뒤랑 형사가 이 편에서는 소문만큼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게되면서 아쉬움을 갖게된다.

납치 사건의  피해자였던 아픈 기억을 딛고, 겨우 사건에 복귀하게 된 율리아 뒤랑 형사,  첫 날부터의  끔찍한 사건은 그녀의 겨우 눌러놓은 기억을 깨우게 되고, 팀과의 어울림에 두려움을 느끼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대학생들이 벌인 파티에서 발견된 지나치게 많은  술과 마약, 그리고 그러다 벌어진 기억나지 않는 살인으로 여겨지는  무책임한 젊은이들의 사건은 담당한 형사들의 기분마저 우울하게 만든다. 죽어있는 제니퍼 메이슨의 시체만이 억울함을 말할 뿐 너무 많이  뒤섞인 증거와 기억나지 않는다는 증인들은  어느 누구라는 딱 한 사람을 지목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끝난 줄 알았던 이 사건이   2년 후,   카를로 슈티글러라는 남자의 끔찍한 사건현장에서  제니퍼 사건과  유사한 점들이 나타나면서,  사건의 진실이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곳곳에 숨어있던 사건들의 공통점을 찾는 수사가 다시 시작되게 된다.

 사건이 진행될수록 여러 영화에서 등장하곤 하던 스너프 영화(누군가를 죽이는 영화)라던가, 해피 슬래핑(이유없는 폭력)으로 이름 붙여진 인터넷, 휴대폰, 비디오 등으로 떠돈다는 동영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폭력과 성, 그리고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요소들에 집착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수 없는 가운데, 그런 동영상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이들에 대한 제재마저도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 그 가운데에서  '설마'라는 한 순간의 실수로 위험에 휩쓸리게 되는 보통 사람들이 얼마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놓여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독일뿐 아닌 전 세계 사건들의 중심에 있는 폭력과 성,그리고 속을 알 수없어 보이는 사람이라는 내용을 다룬 이 이야기는  퉁명스럽다가도 사실 그 안을 보면 따뜻하기에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율리아와 프랭크'라는 형사 콤비를  보여주고 있다. 컴퓨터 전문 용어에 낯설어하기도 하고  피해자라는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형사, 일일이 몸으로 부딪쳐 사건을 푸는  파트너와 팀원들이라는... 어쩌면 좀 더 사실적이고 인간적으로 사건을 쫓아가는 경찰들의 모습이라는 점에서는 꽤 매력적이지만 , 율리아 주변 팀원들의 각각의 모습, 그리고 율리아보다 더 비밀스럽고, 똑똑하며, 철저히 매력적인 모습의 자비네라는 여형사가 존재하기에 사건에서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시선이 한 군데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하지만  옆에서 만난듯한 느낌을 주는 율리아와  팀원들의 모습,  그들이 만들어가는 오래 된 팀웍이 느껴지는지라 새로운 사건팀을 발견한 느낌을 주고 있다. 시리즈의 처음으로 돌아가 아직은 초보의 느낌을 줄 안드레아스 프란츠의 '율리아'를 만나게 되는 재미도, 혹은 연이은 다음작으로 다니엘 홀베라는 작가에 의해 자신감을 찾아가는 새로운 '율리아'의 모습을 기다리는 것도 재미가 있지않을까 한다.